이 급식은 정부가 새롭게 개편한 학교 급식 프로그램을 자리 잡을 때까지 임시로 제공되는 것이었지만, 지친 학생들은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았고, 금요일 350여 개의 급식이 손도 대지 않은 채 남겨졌다.
카렌과 브루스 반스 교장은 정부의 새로운 급식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스쿨 런치 컬렉티브(School Lunch Collective)'와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학교에서 연락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트럭 운전사뿐이며, 그는 내일 다시 온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오전 9시 30분, 일주일째 계속된 피타핏 배달 트럭이 학교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치킨과 소고기 랩이 섞여 있었다.
학교 리셉셔니스트인 패트리샤는 517개의 점심을 각 반에 나눠 담느라 두 시간을 보냈다. 이후 12시 30분이 되자, 그녀는 22개 교실을 돌며 점심을 배달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8학년 학생 몇 명은 "똑같은 걸 일주일 내내 먹다 보니 질린다"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점심 정말 별로예요, 싫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따뜻한 점심이 더 좋다며, 차라리 안 먹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대체 어떤 음식을 원하는지 묻자, 한 명이 똑같은 걸 계속 먹느니 안 먹는 게 낫겠다고 답했다.
8학년 학생들은 급식 양이 적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들은 학교에서 제일 나이 많은데, 더 많이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급식을 더 선호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학생들은 그냥 뭘 주든 좋으니까, 제발 다시 같은 것만 주지 말라며 브라우니, 맥앤치즈, 치킨 커리, 치킨 가츠 등 예전 점심들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랩을 먹기보다 1달러짜리 아이스 블록을 사 먹기 위해 줄을 섰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여전히 370개의 랩이 남아 있었고, 전체 점심의 29%만 소비되었다. 학교 직원들은 급식 정리만으로도 하루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새로운 급식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학교 관리인과 패트리샤는 점심을 정리하고 배달하며, 남은 음식을 치우는 데 하루 4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교육부는 이들을 도울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제공했지만, 하루 2시간 30분만 보장했고, 그것도 두 학기 동안만 지원할 예정이다.
스쿨 런치 컬렉티브의 홍보 대행사는 지난주부터 매주 10,000개의 피타핏 점심이 오클랜드 내 학교에 배달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비용은 기밀 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시 초등학교의 브루스 반스 교장은 이 소식에 어이없어했다. 이 회사가 KPI(핵심성과지표)를 충족했다는 이유로 600만 달러(약 48억 원) 보너스를 받았다고 들었다며,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KPI를 충족한 적이 없고, 심지어 점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체크포인트 프로그램에서는 Lunch Collective의 폴 하비에게 인터뷰 요청을 거듭했지만 거절당했다.
오클랜드와 왕가레이 학교도 불만 속출, "급식 품질 최악"
오클랜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육부 부장관 데이비드 시모어에게 직접 학교로 와서 이 엉망인 급식을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링컨 하이츠 초등학교(Lincoln Heights Primary School)의 리샤 번스 교장은 급식 품질이 너무 형편없고, 버터 치킨이 15일 중 10일 동안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녀는 이걸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음식 쓰레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왕가레이 중학교, 타버린 음식 배달돼
왕가레이(Whangārei)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제공된 급식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탄 상태로 배달되었다.
왕가레이 중학교(Whangārei Intermediate School)의 헤일리 리드 교장은 급식이 절반만 배달되었고, 스파게티 미트볼이 탄 상태로 밀봉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School Lunch Collective에서 배달한 음식이 30분 늦게 도착했고 직원 7명이 급식을 나줘주려고 했는데, 뚜껑이 열려 있고 탄 음식이 있어서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 학교는 540명의 학생들을 위해 피자 200개를 주문했다. 비용은 약 1,600달러(약 128만 원)였으며, 교육부에 청구할 예정이다.
헤일리 리드 교장은 그냥 '운이 없었다'며 학생들에게 밥을 안 줄 수도 있었지만 점심을 의지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부 아이들은 굶지 않고 버틸 수도 있겠지만, 우리 학교 공동체에서는 이 급식이 정말 중요한 한 끼예요. 어떤 아이들에게는 주말 동안 먹을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헤일리 리드 교장은 어른들도 안 먹을 급식을 왜 아이들에게 먹이려 하는지 의문을 표했다.
카모 중학교(Kamo Intermediate School) 학교 역시 급식이 절반만 도착했고, 교직원들이 급히 지역 빵집에서 샌드위치를 사 와야 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배고파하고 있었고 점심을 책임지는 부교장은 정말 스트레스가 컸다고 전했다. 사실 새 급식 모델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세 번이나 주문한 양의 절반만 배달되거나, 너무 늦게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학교의 약 3분의 1이 이번 급식과 관련해 문의나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교에서는 할랄 학생들에게 햄이 포함된 급식을 제공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왕가레이 중학교의 헤일리 리드 교장은 이전에는 서브웨이(Subway)나 피타핏(Pita Pit) 같은 업체에서 급식을 받았는데, 학생들에게 훨씬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솔직히 어른들도 안 먹을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으라고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스쿨 런치 컬렉티브의 폴 하비는 성명을 통해 왕가레이 중학교에 사과했다. 그는 배달 오류로 인해 급식이 절반만 제공된 점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들은 정부의 급식 개편이 학생들의 실제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