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타카푸나 그래머 스쿨 year9에 재학 중인 뉴질랜드 2년 차의 국제학생이다.
Term4가 끝나면서 나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은 시험기간 동안의 긴장을 풀고 다가 오는 캠프 일정에 들떠 있었다.한국의 친구들은 지난 세월호 충격으로 최근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교가 늘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수학여행은 마치 극기 훈련 같은 캠프의 형태로 필수 과목과도 같다.
이 캠프에서 학생들은 협동심을 배우게 된다. 인솔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스스로 모든 일을 해야 하고 친구들과 힘든 과정을 극복하며 협동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체험이다.
캠프는 첫 번째 팀과 두 번째 팀의 캠프로 나뉘며, 총 2박3일의 일정이다. 첫 번째 팀은 시험이 끝난 다음 날인 수요일에 출발을 하여 금요일에 돌아 왔고, 두 번째 팀은 주말이 끝난 후 월요일에 출발해 수요일에 돌아 왔다. 나는 뉴질랜드에서의 수학여행이 처음이라 더욱 들떠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학교로 출발했다.
아침 8시 40분, 모두 학교로 모여 캠프장으로 출발. 버스 안에서 간단히 챙겨 온 런치박스로 각자점심을 먹고 오후 3시, 캠프장에 도착했다. 캠프장에 도착 후 먼저 짐을 풀고 랜덤으로 그룹이 배정되었다. 캠프에서는 트롤리, 양궁, 밸런스 아일랜드, 로프, 프리스비, 골프, 플라잉 박스, 카야킹, 컨피던스 코어, 워터 슬라이드 등의 다양한 야외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있다. 트롤리는 경사가 높은 곳에서 트롤리를 타고 내려오는 엑티비티로 스스로 좌우 방향과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다. 양궁에서는 높지 않은 난이도의 표적이 준비 되며 칸막이가 있어 바람을 막아 주니까 나 같은 초보자도 쉽게 잘 할 수 있었다.
밸런스아일란드는 2개의 줄이 있고, 밑에 있는 줄에는 발을 디디고, 위에 있는 줄을 잡고 물위를 건너가는 스릴 있는 액티비티로 로프와 세트다. 로프에서는 눈을 감고 배와 로프를 연결시켜 줄을 따라가고, A모양의 커다란 모형에 한명을 A속에 넣고 모두가 힘을 합쳐 로프를 메달아 움직이게 하는 활동이다. 프리스비와 골프는 골까지 몇 번을 던졌는지 횟수로 등수를 매긴다. 플라잉 박스는 높은곳에서 낮은 곳으로 안전장치를 착용 후 빠르게 공중으로 내려가는 엑티비티이다. 카야킹과 워터 슬라이드는 플라잉 박스와 더불어 최고 인기 활동이다. 나를 포함한 친구들은 모두 이런 액티비티를 하며 긴장감 있고 즐거운 분위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캠프 중 하루는 실내에서 자고 다른 하루는 실외에서 야외 캠핑을 한다. 하루는 쉽고 즐거운 액티비티로 다음 하루는 극한 훈련으로 캠프 일정이 짜여져 있는 듯 했다. 나 또한 둘째 날의 캠프가 가장 힘들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산속에서 줄만 잡고 그룹별로 산을 올라가야 했다. 그 곳에는 진흙과 수많은 구덩이, 경사진 내리막길 혹은 오르막길 등의 장애물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힘들수록 같은 그룹의 학생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다. 뒤쳐지는 학생은 서로 끌어 주고 힘든 코스를 다 함께 통과 했을 때는 공동체 의식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캠프의 가장 큰 목적은 협동심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때로는 이겨내며 환경에 적응하는 이러한 훈련은 청소년기에 꼭 해야 하는 중요한 과목으로 여긴다. 그래서 뉴질랜드 사람들은 바다에서는 수영을 하고 배를 타며 산에서는 트래킹을 하고 절벽이 있으면 번지점프를 하며 극한 환경을 뛰어 넘으려고 한다. 이러한 체험들이 뉴질랜드 사람들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았다.
나는 처음 가는 뉴질랜드의 수학여행이 처음에는 귀찮게 여겨졌었다. 한국에서의 수학여행을 연상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그저 선생님의 뒤를 따라 다니며 이 곳 저곳을 이동하고 친한 친구들과 무리 지어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취침을 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이 번 캠프는 달랐다. 팀웍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팀원은 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팀원 각자가 힘을 다해 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액티비티 후에 먹은 핫초코와 비스킷의 맛은 내 생애 최고의 맛이었다. 인생은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누구보다 이 말 뜻을 깊게 알 것 같다.
노유진 학생명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