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 오토바이인 쿼드 바이크(quad
bike) 추락사고로 숨졌던 농부의 사인은 그가 일터로 나서기 전 걸쳤던 술이 또 하나의 원인이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건은 지난 2003년 1월 5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서쪽으로 70km 가량 떨어진 라카이아에서
일어났는데, 사고를 당했던 농부는 당일 아침에 인근 호텔에서 술을 마신 후 쿼드 바이크를 몰고 오전 11시경 일터로 향했다.
그러나 농부는 얼마 뒤 농장 길을 시속 45~56km 정도로 달리다가
바이크 앞에 감겨 있던 끈이 왼쪽 바퀴 밑으로 빨려 들어가 바이크가 중심을 잃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급격하게 회전하면서 땅에 내동댕이쳐지는 사고를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헬멧도 쓰지 않았던 그는 단단한 지면에 부딪히면서 머리는 물론 척추와 가슴 등에 큰 부상을
입고 끝내 숨졌는데,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당시 음주운전 허용기준인 80mg/100ml를 2배 이상 넘어선 207mg이었다.
사건 조사관은 최근 조사결과를 통해, 끈이 바퀴 밑으로 빨려 들어간
게 1차적 원인이었지만 사고 당시 그가 술에 취해 과속과 함께 신속히 대처 못한 것도 또 다른 원인이었다면서
결국 술이 운전자를 죽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사관은 이번 사고 역시 쿼드 바이크를 비롯한 농업용 기계이건 일반 자동차이건 음주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건도 농부가 쿼드 바이크 사고로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는 850여명이 쿼드 바이크 사고로 다치며 이
중 5명 가량이 사망하는데, 산업 안전기관인 WorkSafe NZ에 따르면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산재 사망사고 중 28%
정도를 차지하며 이들 사고 중 알게 모르게 음주와 관련된 사고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