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를 상징한 키위(새)가
에뮤나 화식조 같은 호주 계통의 조류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멸종된 마다가스칸 코끼리 새(Madagascan Elephant
bird)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학설은 최근 들어 동물의 DNA를 분석하는 기술이 이전보다
크게 발전함으로써 가능했는데, 이번 조사는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Australian
Center for Ancient DNA’에 소속된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연구팀을 이끄는 뉴질랜드 출신 알란 쿠퍼 박사는 5월 22일(목) 웰링톤의 테
파파 국립박물관에서 있었던 발표회를 통해, 센터 연구자들이 테 파파에 보관되어 있던 1,000년 전 마다가스카르 자이언트 새의 화석에서 추출한 DNA를
가지고 지난 9개월 동안 마치 백만 조각 퍼즐을 맞추듯이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코끼리 새는 키도 최고 3m에 체중도 275kg까지 나가 키위와 닮은 것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유전적으로는 흔히 ‘평흉류(Ratites)’라고 불리는 타조나 에뮤 등보다 키위와 더 가까운 계통의 새임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평흉류는 날개 근육을 고정시키는 용골돌기가 없어 흉골이 매끈해서 날 수가 없다.
이들은 굳이 날지 않아도 커다란 몸과 빠른 다리로 포식자로부터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평흉류는 뉴질랜드의 모아, 마다가스카르의 코끼리새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뮤로 크게 구분되며 화식조와 타조도 이에 속한다.
이번 연구가 있기 전에는 기술적 어려움으로 연구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DNA를
확보하지 못해 지금까지는 키위가 호주의 에뮤나 화식조와 같은 부류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이를
두고 과학자들은 물론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키위의 조상을 놓고 양국 국민들 간에도 약간은 감정 섞인 논쟁이 있기도 했다.
이번 연구로 키위와 마다가스칸 코키리 새는 모두 수천만 년 전에 남극에서 날아다니던 한 작은 새의 후손임이 밝혀졌는데, 현재는 날지 못하는 이들 평흉류 새들도 처음엔 지구 상을 날아다녔으며 그 당시 포유류는 아직 설치류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마다가스칸 코키리 새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