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수입된 후 항구에서 보관 중이던 중고차가 말 그대로 감쪽같이 사라져 차 주인이 애를 태우고 있는 경찰은
태평스런 일 처리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브래드 니콜라스(24)는 일본에서 1993년식 니산 스카이라인 GTR을 2만 달러를 주고 구입해 지난 3월15일에 크라이스트처치 외항인 리틀톤에 도착, 항구의 보안구역에 보관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이 차와 또 다른 수입차인 마쯔다 RX7 등 두 대의
승용차가 보안구역 밖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시 이들 차량에는 배터리가 죽어 있었으며 연료도 5리터
밖에 없는데다가 보안구역을 벗어 나려면 보안장치가 설치된 정문을 통과해야 되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뚫고 나갔는지 전혀 감도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
게다가 보안구역을 담당하는 카메라는 비로 인해 기능이 정지되어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니 차주로서는 미칠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한술 더 뜨는 황당한 요구로 니콜라스를 더욱 화가 치밀게 만들었는데, 그것은 그에게 인근 리틀톤 터널을 지나는 차량들을 찍은 카메라 필름을 직접 확인해 달라는 엉뚱한 요청을 한
것.
결국 하루 종일 필름을 보아야 했던 니콜라스는 차량이 사라진 당일 오후 1시 30분경 어떤 견인 트럭이 무엇인가를 매달고 터널을 지나는 것까지는 확인했지만 견인 중이던 물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
“경찰관도 아닌 내가 필름을 보느라고 시간도 하루 종일 허비했는데
이건 진짜 웃긴 일 아니냐?”고 니콜라스는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정작
허술한 보안으로 문제를 일으킨 항만당국은 사건을 보도한 현지신문으로부터의 연락에 ‘이는 경찰 소관사항’이라면서 대답을 거부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편 차량 수입을 대행했던 업체 관계자는, 해당 차량이 MAF 검역절차를 받기 전 사라져 만약 곤충이나 식물과 같은 어떤 생물이나 또는 바이러스 등에 오염돼 있을 경우
생물보안 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차주와는 또 다른 걱정을 하기도 했다.
(사진은 보안경고 문구가 부착된 리틀톤 항구 정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