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마약밀수 혐의로 체포됐으나 줄곧 무죄를 주장해 그동안 호주와 뉴질랜드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크게 화제가 된 샤펠 코비(Schapelle Corby)가 가석방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월 7일(금) 코비의 가석방 결정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코비는 2월 10일(월) 현지시간으로 오전에 발리의 케로보칸 교도소를 출감했다.
그녀의 출감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호주 언론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60명
가량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으며 이를 막느라고 인도네시아 경찰이 스크럼을 짜는 등 진땀을 흘리는 장면이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 미디어에 등장했다.
코비는 경찰 밴으로 발리의 주도인 덴파사르에 있는 교정부 사무실의 검사실로 옮겨져 30여분에 걸쳐 인터뷰와 함께 가석방 서류에 서명하고 지문날인을 한 후 그녀의 친척에게 인계됐다.
교도소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코비의 건강에 별다른 이상은 없으며
다만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인데 코비가 왜 그렇게 많은 취재진이 몰렸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올해 36세로 체포 당시 미용학교 학생이었던 코비는 지난 2004년에 발리
공항에서 4.2kg의 마리화나가 그녀의 가방 중 하나에서 발견돼 마약밀수범으로 체포됐으나 지금까지도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 사법 당국은 그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재판 끝에 20년 징역형을 선고한 바 있는데, 이후 호주와
인도네시아 양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녀의 유, 무죄를 놓고 논란이 크게 일어나면서 코비는 원치
않던 유명인사(?)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기간 동안
호주에서는 10만 여명이 코비의 석방을 요구하며 서명했지만 반대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자카르타 주재 호주
대사관 앞에서 수십명이 모여 마약운반책인 코비를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녀는
수감기간 중 모범적 생활로 2012년에 대통령 사면으로 5년을
감형 받는 등 몇 차례 감형을 선고 받아 남은 형기가 2017년까지로 줄어들었는데, 가석방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는 인도네시아를 떠날 수 없기 때문에 출감 후 발리에 있는 자매 집에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녀의 가석방 소식을 들은 호주 퀸즈랜드의 로간레아에 있는 집에서는 코비의 엄마가
샴페인을 터트리고 춤을 추며 석방 소식에 기뻐했으며, 눈물과 고함 속에 딸이 교도소를 나서는 모습을 TV로 지켜봤다.
또한 그동안 그녀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왔던 호주
정부의 줄리 비숍 외무장관은 인도네시아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그녀가 일반인으로 돌아와 자기 인생을 살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