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 따르면, Covid-19 감염 후유증으로 ‘브레인 포그(Brain Fog)’ 증상을 겪던 기관사가 지난해 초 뉴질랜드 남섬에서 발생한 KiwiRail 석탄 열차의 충돌 위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조사위원회(TAIC) 보고서는 해당 기관사가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쳐 반대 방향에서 오던 기차와 충돌 직전에 가까스로 사고를 피했으며, 당시 기관사는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였을 것으로 결론지었다.
<충돌 직전까지 간 아찔한 상황>
문제의 석탄 운송 열차는 2024년 2월 27일 아서스 패스(Arthur’s Pass) 를 출발해 리틀턴(Lyttelton) 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기관사는 아서스 패스 역에서 열차 850호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출발 전, 약 15km 떨어진 코라 린(Cora Lynn) 역에서 다른 열차가 도착할 예정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코라 린에 접근하는 중간 신호등이 황색을 표시하고 있었으며, 이는 다음 신호가 적색(정지) 이므로 기관사가 열차를 멈춰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기관사는 이 적색 신호를 무시하고 시속 44km 속도로 본선에 진입했다. 당시 833호 열차가 대기선(루프선)에서 정차 중이었고, 기관사가 본선으로 진입하면서 충돌 위험이 매우 높아졌다.
다행히도 선로 포인트 설정이 850호 열차가 본선에서 계속 주행하도록 되어 있어 충돌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Covid-19 후유증으로 인한 인지 장애 가능성>
TAIC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사는 "왜 정지 신호를 무시했는지 설명할 수 없다"며, 최근 연차 휴가 중 코로나19에 걸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기관사는 "돌이켜 보면, 코로나19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복귀하지 말았어야 했다" 고 후회했다.
보고서는 Covid-19 같은 급성 질병이 기억력과 집중력 같은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한, 위원회가 받은 의료 자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인지 장애(브레인 포그)를 유발할 가능성은 이미 잘 문서화되어 있으며, 감염이 끝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기관사는 신호 10530의 상태를 기억하지 못했고, 신호 10244를 지나쳤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최근 Covid-19 감염으로 인해 일시적인 집중력 저하와 상황 인식 능력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타 원인 배제 및 예방 조치>
보고서는 날씨, 장비 고장, 기관사의 고의적인 신호 무시 등 다른 원인을 배제하고, 이번 사고가 코로나19로 인한 인지 장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해당 기관사는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숙련된 기관사이자 강사였으며, KiwiRail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베테랑이었다.
KiwiRail의 제임스 하우스 안전·건강·복지 담당 최고 책임자는 SPAD(신호 위반, Signal Passed at Danger) 사고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며, 사고 방지 대책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질병에서 회복된 후 업무 복귀 여부는 개인과 관리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며, "관리자들은 안전이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급성 질병의 후유증을 고려하도록 지속적으로 상기시킬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