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부터 중순에 걸쳐 크라이스트처치 북쪽 카이아포이 인근 하수처리장이 있는 브룩랜드 석호(Lagoon) 일대에서 천여 마리가 넘는 새들이 떼죽음을 당한 원인은 ‘조류식중독(avian botulism)’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류식중독은 버려진 고기나 야채 등에 서식하는 바이러스인 보툴리스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한 식중독으로, 통상적으로 얕은 물에서 특히 수온이 높은 때 발생해 매년 건조한 여름철인 12월에서 3월까지 국내에서도 하수처리용 호수 인근에서는 자주 발생하는 현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처럼 대규모로 새들이 죽어 나간 경우는 흔치 않은데 당시 1월 6일부터 16일까지 1천 여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으며 이후에도 일 평균 20여 마리가 더 죽었는데, 죽은 새들은 청둥오리를 비롯한 대부분이 오리 종류였으며 백조 등 다른 종류가 일부 섞였다.
이에 따라 크라이스트처치 시청 측은 심각한 상태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죽은 새들을 수거해 처리했는데, 새들은 비록 죽지는 않게된 경우에도 근육이 마비되거나 머리나 날개를 늘어뜨리고 날지 못하는 등 심각한 증세를 보이게 된다.
한 관계자는 이제 날씨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내려가면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이 악화되는지 여부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는데, 카이아포이 뿐만 아니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도 이번 여름에 50여 마리가 같은 증세로 죽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확산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크라이스트처치의 히스코트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