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대지진 이후 크라이스트처치의 예비 부부들이 결혼식장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결혼식장으로 선호되던 많은 교회 건물들이 지진으로 손상돼 일부는 아예 철거됐으며 나머지도 수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정원 등 실외에서 치러지는 결혼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캔터베리 지역 결혼식 기획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 11년 동안 이 분야에 종사했다면서 2011년 9월 지진 이후 결혼식장용 교회를 찾기가 어려워졌으며 이에 따라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의 성수기에 결혼하려는 이들은 안전한 예약을 원한다면 일요일이나 주중 결혼식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자기가 진행해주는 결혼식들이 현재 상당수 교회 건물들이 사용할 수 없다 보니 교회보다는 정원이나 야외시설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마저도 이미 예약된 경우가 많아 심지어는 자기 집 마당에서 결혼식을 치러야 되는 부부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경우 식 운영만 잘하면 비용도 절약하면서 훌륭한 결혼식을 치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작년 11월 결혼했던 한 여성은 집에서 결혼식을 치르면서 2만5천 달러나 되는 많은 비용을 절약했는데, 그녀는 하객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결혼식이 업체 전문가가 집 마당을 실제 결혼식장 못지 않게 꾸며줘 만족한 결혼식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따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가 아닌 외곽지역의 결혼식장용 시설들도 예약이 밀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결혼식 시간으로 가장 선호되던 토요일 오후가 아닌 평일이나 일요일, 그리고 겨울철에 치러지는 결혼식도 늘어나 대지진이 결혼문화까지도 변화시킨 셈이 됐다.
(사진은 지진 피해를 입은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