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마오리 왕(Māori King)’이 별세해 이번 주에 장례식이 열린다.
마오리 왕인 ‘킹기 투헤이티아 포오타타우 테 훼로훼로 7세(Kiingi Tuheitia Pootatau Te Wherowhero VII)’가 지난 8월 30일에 향년 69세로 별세했다.
왕가 대변인은 왕이 심장 수술 후 병원에서 회복 중이었으며 즉위 기념일을 축하한 지 며칠 만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그가 조상들의 비전을 믿었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이해하고 마오리 공동체의 단결을 추구했다면서, 후계자는 지도자 그룹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장례식은 ‘투우랑가와에와에 마라에(Tuurangawaewae marae)’에서 9월 5일 열리며 장례식과 함께 그의 후계자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에는 마오리 부족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정부와 정계 지도자, 외교 사절이 고루 참석하고 TVNZ에서는 장례식을 오전 9시 30분부터 중계한다.
그는 지난 2006년에 어머니인 ‘테 아리키누이 데임 테 아타이랑이카아후(Te Arikinui Dame Te Atairangikaahu)’ 여왕이 사망한 후 그해 8월 21일에 왕위를 계승했으며, 그동안 마오리 통합을 위해 헌신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마라에로 옮겨진 왕은 와이카토 지역의 ‘타이누이(Tainui)’ 마오리 부족을 비롯한 사람들이 지키고 있으며 왕실 자문위원회는 9월 3일에 첫 번째 후계자 선출 회의를 열었다.
장례식을 마친 뒤 유해는 그의 어머니와 이전 왕들이 잠든 ‘타우피리(Taupiri)산’ 정상의 마오리 묘지인 ‘우루파(urupa)’에 안장될 예정이다.
장례 행렬은 부족과 뉴질랜드 방위군이 호송하는 가운데 와이카토강을 따라 와카(waka)로 진행하며 약 10km 정도 거리를 이동하는 데 최대 2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한편 왕의 유족으로는 아내 ‘테 아타화이(Te Atawhai)’와 두 아들인 ‘화투모아나(Whatumoana)’와 ‘코로탕기(Korotangi), 그리고 딸인 ‘나화이호노(Ngawaihono)’가 있다.
별세 발표 당시 태평양 제도 포럼에 참석 중이던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뉴질랜드에 대한 그의 헌신과 마오리 문화에 대한 열정, 그리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미래를 향한 왕의 비전을 기억할 것이라면서 깊은 애도를 전했다.
마오리 왕가인 ‘키이니탕가(Kīingitanga)’는 1858년 ‘포타타우 테 훼로훼로(Pōtatau Te Wherowhero)’가 세운 마오리 왕국으로 이번에 별세한 왕은 그의 후손으로 7번째로 왕위에 올랐다.
뉴질랜드에서 마오리 왕은 법적인 권한은 없는 전통적이고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하지만 마오리 사회에서는 자체의 전통과 문화를 보호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