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쿡 제도 등 남태평양 6 개국 순방을 했다. 지난 7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중국 주변의 국가들의 순방 이후 불과 두 달 뒤에 이루어진 순방이었다. 클링턴 장관의 첫 방문지는 남태평양 뉴질랜드령의 쿡 제도이었으며, 미 국방부 장관으로써는 처음으로 16개 도서국으로 구성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참석 했다. 이 포럼은 남태평양 국가들 간 지역협력 목적의 정부수반 회의로, 호주 ㆍ 뉴질랜드 등 지역 내 중심국가들뿐만 아니라 소규모 도서국들 여러 나라가 가맹국으로 참여했다.마이클 파울스 뉴질랜드 웰링턴 소재 전략연구소(CSS) 선임연구원은 힐러리 국무장관의 이번 포럼 참석은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 동안 남태평양 지역에 대해 외교적으로 비교적 소홀했던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적극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곳에 대한 중국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함이라 간주 된다.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미 정부는 지난 수년간 이곳에 별달리 개입하지 않았던 반면, 중국은 원조와 양자협정 등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의 국제정치분야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의 지난해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쿡제도와 통가, 사모아 등 남태평양 도서국가에 2005년 이후 이 지역에 6억 달러 이상의 투자 약속을 하면서 경제 협력을 강화해온 반면 미국의 경제적 지원은 최근 발표한 2천만 달러 규모의 환경보호 프로그램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파울스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주된 우려는 미국과 남태평양 지역 간 군사협력 확대 여부가 될 것이라며 “문제는 이 도서국들에 서방과의 군사공조 범위 내에 들어오라는 요청이 제기되고 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은 호주 북부에 최대 2천500명의 해병대 병력을 배치하기로 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는 양국의 군사협력 강화를 “냉전 시대의 사고”라며 비난했다.
클린턴 장관이 이번 순방길에서 더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남중국해와 남태평양에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는 미-중 경쟁이 남태평양 군도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클린턴은 또한 이번 순방에서 중국을 방문해 남중국해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의 귀환을 발표한 미국이 최근 격화되고 있는 동아시아 및 동남아 영토분쟁에서 어떠한 입장을 표명할지에 대해 주목이 되어졌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차이잉팅 중국 인민해방군 제1부총참모장은 미국 쪽에 센카쿠열도가 중국 영토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그 동안 센카쿠열도는 1960년 체결된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범위에 있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입장에 대해서만 번복해 왔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클린턴 장관은 중국 방문 시 일본 등과 갈등을 빚고 있는 동중국해 문제에 대하여 일본에게 최근 분쟁과 관련해 한국, 중국과 함께 공동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으며, 동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번 중국 방문에서 클린턴 장관은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리커창 상무부총리 등 차기 지도자들과도 면담도 가졌다.
일본<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미국이 ‘두 나라가 대화로 해결할 문제’라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중국과 일본에 대해 대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센카쿠열도가 1972년 미국의 오키나와 반환 당시 함께 반환된 것이라는 점을 들어 미국이 좀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클린턴 장관은 남태평양 도서국인 쿡 아일랜드와 인도네시아,브루나이,동티모르,중국을 방문하고,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가 열리는 러시아도 방문 했으며,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방문의 주목적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두 나라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클린턴 장관의 이번 순방을 남태평양에서 증대되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방문 목적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글:정지윤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