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시작하게 된 재외선거가 마침내 실시되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후에도 많은 논의를 거쳐 2009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재외선거제도가 도입되었고, 두 번의 모의선거를 거쳐 지난 3월 28일부터 6일간 최초의 재외선거 투표가 실시되었다. 결격사유가 없는 한 주민등록이 되어 있으면 자동적으로 투표권이 부여되는 한국과는 달리 작년 11월 13일부터 올 2월 11일까지 91일 동안 국외부재자신고와 재외선거인등록신청을 하신 분들만 투표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오클랜드는 1,172명, 웰링턴은 92명이 선거인명부에 등재되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고, 전세계적으로는 12만 3,571명이 선거인명부에 올랐다. 재외선거관으로 2011년 4월 부활절연휴에 뉴질랜드에 도착했을 때는 재외선거 실시 여부조차 모르는 교민이 많았고, 특히 시민권자도 한국여권이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민들이 많았다. 복수국적은 현행 국적법상 부분적으로만 인정되기에 자발적 시민권자는 시민권이 없음을 알리는데 초기 홍보의 주안점을 두었다. 이 부분이 어느 정도 알려지면서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민들이 많이 아쉬워 하였고, 한편으로는 선거참여 분위기가 냉각되기도 하였다.
11월 13일부터 선거인등록이 시작되었다. 재외국민등록부가 있기는 하지만, 국가기관이 정밀하게 기록하는 한국의 주민등록과는 달리 재외국민등록부는 영사관에 방문해서 자발적으로 신고를 해야 하고 변동사항이 업데이트가 잘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선거인명부로 사용하기에는 신뢰성이 부족하였다. 이에 따라 별도의 선거인등록을 받아 등록을 한 교민들만 투표에 참여할 수는 시스템으로 입법되어 91일간 선거인등록을 하게 된 것이다. 등록 초기에는 처음 실시되는 제도를 몰라 등록하시는 분들이 적었고 민원실에 오신 교민들에게 강력히 권유하여 등록을 받았다. 하루에 10여명 정도밖에 등록하지 않은 날도 많아 오랜 세월을 거쳐 어렵게 마련된 재외선거의 의의가 퇴색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10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매주 1회씩 제공한 ‘재외선거 Q&A’가 코리아포스트 홈페이지와 신문에 게재되면서 생소한 재외선거제도가 알려졌고, 주말을 이용하여 학교행사나 교회, 성당, 사찰 등을 돌며 홍보와 국외부재자신고 접수를 하고 신문과 TV를 통해 지속적으로 광고가 나가면서 많은 분들이 선거인등록의 중요성을 이해해 주셔서 마지막 주에는 등록을 위해 자발적으로 영사관을 찾아오신 분이 하루에 7,80명에 이르렀다.
또한 국외부재자는 우편 신고가 가능한데 착안하여 수신자부담 편지봉투(prepaid envelope)에 국외부재자신고 서류와 작성예시를 넣어 배포하고 여권사진은 이메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여 우편 접수 또한 100여명에 이르렀다.이러한 성원하에 오클랜드는 천명이 넘는 분이 등록해 주셔서 재외선거인 340명, 국외부재자 832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국외부재자는 주민등록이 살아 있거나 국내거소신고를 한 교민이고 재외선거인은 대부분의 영주권자와 같이 주민등록 등이 없는 교민이다.
국외부재자가 재외선거인보다 약 2.5배 정도 많은 가장 큰 이유는 국외부재자는 우편이나 인편으로 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으나 재외선거인은 반드시 공관에 와서 직접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는 재외선거인의 경우 선거권이 없는 시민권자일 가능성이 커서 본인을 여권 원본으로 직접 확인하고 신청을 받기 위한 것이었으나, 선거인등록을 저하시키는 큰 이유가 되었다.
투표는 오클랜드분관 428명, 뉴질랜드대사관 62명이 투표하여 각각 36.52%, 67.39%의 투표율을 기록하였고, 뉴질랜드 전체적으로 38.76%의 투표율을 보였다. 호주 투표율 27.53%에 비해서는 높으나, 전세계 평균 투표율 45.7%에 비해서는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지는 한국으로 보내져서 국내 선거일인 4월 11일에 국내 투표지와 함께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하게 된다.
대통령 선거 투표위해 선거인 등록 해야
현행 선거법 하에서는 선거마다 선거인명부를 만들기 때문에 12월에 있을 제17대 대통령선거에 투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선거에 등록한 교민들도 다시 등록해야 한다. 7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선거인등록을 받으며 투표는 12월 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실시되고 국내 선거일인 12월 19일에 개표를 하게 된다. 이번 국회의원선거는 전세계적으로 5만6천여명이 투표하였다. 이는 한국의 군(郡)단위 정도의 투표자수에 불과하다. 두 번의 헌법소원과 오랜 논의를 통해 도입된 재외선거가 더욱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 대통령선거에는 좀 더 많은 뉴질랜드 교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오클랜드 이대희 총영사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아래 같이 당부 했다.“헌정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재외선거인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가 3월 28일부터 4월 2일까지 오클랜드분관을 시작으로 전세계 107개국 158개 재외투표소에서 실시되었다.투표 첫날 이곳 오클랜드에서는 아침 8시에 심상군 씨가 세계최초로 투표하였다. 이 후에도 바쁘신 일상생활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투표하여 주셨고 특히 학생과 어르신의 적극적 투표참여는 인상적이었다. 지난 91일간의 선거인등록과 6일간의 투표기간은 오클랜드 교민 여러분의 조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진데 대해 감사드리며, 올 12월에 있을 제18대 대통령선거에도 많은 참여 당부 드린다.”
변방우 선거 관리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투표를 행사한 교민에게 먼저 감사에 말을 전하며 “선거인등록을 기준하여 약37%의 투표율을 달성하였지만, 예상 선거인을 기준으로는 약 3.6%만이 선거에 참여하였다. 약 2,900여명이 투표에 참여 하였던 지난 “제11대 오클랜드 한인회장선거”에 비하여 모두가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옛 부터 참정권은 국민주권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권리이다. 선거권은 국민의 신성한 권리이며, 투표행위는 국가권력의 창출과 그 정당성을 국민의 정치적 합의에 근거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행위이다. 이제 우리도 실질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만큼 우리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되고, 우리 재외국민을 위한 국가 정책이 많이 나와 우리의 권익 신장에도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과 애국심을 가지고 한 분도 빠짐없이 모두 투표에 참여를 부탁 한다. 또한 우리의 목소리를 모아서 우리 재외국민을 위한 국가 정책을 개발, 발전시키는 중대한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