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재미있어요. 이 일이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을 웃게 하면 저도 즐거워요. 연기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 나갈 것이지만 장래 희망은 뉴질랜드의 한인 교민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는 것 입니다."
/인/터/뷰/뉴질랜드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블록버스터 ‘반지의 제왕’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늘 개봉해 최고의 긴장감과 탄탄한 구성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자아내며 지금까지도 ‘판타지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영화 팬들에게 성탄선물처럼 다가왔던 이 영화 속의 호빗들이 ‘반지의 제왕’의 후속작 ‘호빗’을 통해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온다!
‘호빗’은 J.J.R 톨킨의 웅대한 서사시 `반지의 제왕`의 전편 격으로, 제목 그대로 중간계에 사는 종족인 호빗을 주인공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가 마법사 간달프와 다른 호빗들과 함께 보물을 찾으러 떠나면서 겪게 되는 위험천만 모험담을 그린다. 마법사 간달프와 골룸도 등장하며, 엘프와 드워프 등 여러 종족들이 어우러진 대전투도 벌어져 스케일이 큰 만큼 두 편의 영화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최근 피터 잭슨이 감독으로 정해졌으며 캐스팅이 속속 발표되기 시작했다. 한 때 ‘호빗’의 촬영지가 뉴질랜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미국의 영화배급사의 발표와 촬영 스튜디오 문제로 영화 촬영이 지체되었지만,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노동법을 바꾸는 일까지 감행하며 ‘호빗’의 뉴질랜드 촬영 유치를 성공시켰다. 그만큼 영화 촬영지 유치가 관광 산업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 효과를 가져왔기에, 뉴질랜드에서 ‘호빗’은 단순한 영화 한 편의 의미가 아니었다.
2011년 2월부터 뉴질랜드에서 촬영이 시작되는 ‘호빗‘은 현재 주연 배우 캐스팅은 물론 호빗 엑스트라 연기자 오디션을 웰링턴과 오클랜드 두 곳에서 벌였다. 지난 11월 오클랜드에서 실시한 오디션에 참가해 호빗 엑스트라 배우로 출연이 확정된 교민자녀 황지민(17)군을 만나보았다.
무려 5600억원의 제작비 신기록을 세우며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호빗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에서 호빗 엑스트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는 지민군. 현재 랑기토토 칼리지(Rangitoto College) Year11학년인 그는 1996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 3살 때부터 지금까지 14년 째 부모님과 남동생 둘인 5인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 ‘파워레인저’에서 실감나는 액션으로 악당 역할을 톡톡히 해낸 지민군
“연기가 재미있어요. 이 일이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을 웃게 하면 저도 즐거워요” 라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지민군에게 영화와 같은 방송매체 출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켐탈랜트(Kam Talents agency)라는 뉴질랜드의 유명 소속사와 계약한 그는 트레이닝 기간 동안 전투 훈련(combat training)과 무술 훈련(martial arts)을 받았다. 이는 영화 촬영시 스턴트맨 역할과 엑스트라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함이다. 지민군은 이미 2006년부터 꾸준히 한국 유도 체육회에서 배워온 실력으로 특기인 유도를 살려 트레이닝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그 후 디즈니의 ‘파워레인저’ 촬영 장소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로 정해지면서, 지민군은 소속사의 소개로 일본인 스테프들과 뉴질랜드의 다른 엑스트라들과 한 팀이 되어 악당 일행과 괴물 역할을 맡기도 했다. 많은 어린이들의 영웅이 되고 있는 ‘파워 레인저’ 프로그램에 괴물 가면을 쓴 지민군은 화려하면서도 실감나는 액션장면으로 악당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파워레인저의 촬영 장소는 알바니(Albany)의 호숫가와 미션베이(Mission Bay 해변가의 운동장 등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지민군으로 하여금 호빗 영화에 호빗 엑스트라로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오클랜드 시티에서 열린 오디션에서 그는 소속사에서 트레이닝 받은 대로 연기했고 신체 사이즈 검사와 호빗 의상을 입은 채 사진 테스트도 마쳤다. 합격 가능성은 50%로 반반이라는 얘기에 결과가 어찌 나올지 몹시 떨렸다는 지민군은 오디션이 끝난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와 호빗 등장부분 엑스트라 촬영 확정 소식에 뛸 듯이 기뻤다고.
지민군은 초등학생 시절 방학기간 동안 연기 스쿨에서 해적 역할을 하는 등의 연기 수업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그 때의 일은 너무나 오래 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릴 때부터 연기하는 것을 즐거워했다고 한다. 집에서도 음악을 듣고 있으면 연기가 하고 싶어지고 비디오 카메라로 친구들끼리 5분짜리 단막극을 만들어 유투브에 올리기도 했다.
연기에 불을 당긴 사건은 뉴질랜드 2채널의 미니 시리즈 ‘Go Girls’ 라는 드라마에 우연히 엑스트라로 출연하게 되면서부터였다. 2009년 12월 브라운스 베이(Browns Bay)에서 친구들과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놀고 있었는데, 마침 그 근처에서 드라마가 촬영 중에 있었다. 스테프들 중의 한 명이 지민군에게 잠깐 와서 엑스트라를 해 줄 수 있겠느냐고 제의했고 그 날 지민군은 처음으로 드라마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게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 역할과 옆 사람과 대화하는 모습이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타난 정도였지만 그 날의 경험이 그에게 연기에 대한 강한 흥미를 자극하는 사건이었다.
쑥스러움이 많은 소년이었던 지민군은 연기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변한 경우다. 엑스트라와 스턴트를 하면서 뉴질랜드의 배우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의 휴대폰에는 뉴질랜드 배우들, 스텝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많았다. 또한 통합 오클랜드 수퍼시티의 시장 ‘랜 브라운’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시장과 함께한 사진의 사연을 물으니, 랜 브라운 시장이 수퍼시티 선거 운동을 할 때부터 지민군은 한인 교회와 기관 등에 투표권을 행사하자는 메시지와 랜 브라운을 지지하는 내용의 팜플랫 등 홍보물을 돌리는 선거 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후 랜 브라운 시장이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신뢰를 쌓는 관계가 되었고 정치계 인물들과도 친분을 쌓게 되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민군은 타인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국회의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스턴트맨과 엑스트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있지만 영화 ‘호빗’촬영 후 영화 활동과 학업을 동시에 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7세 지민군의 장래 희망은 연기자가 아닌 국회의원 이었다. 연기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 나갈 것이다.
지민군은 ‘반지의 제왕’도 좋아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엘프인 ‘레골라스’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엑스트라이긴 하지만 호빗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호빗’의 촬영 예정지로 알려진 곳은 마타마타(matamata)와 웰링턴의 호빗 세트장이다. 촬영 기간 동안 지민군은 스테프와 다른 엑스트라 배우들과 촬영지 근처의 아파트에서 묵게 될 것이다.
현재 랑기토토 칼리지(Rangitoto College) Year 11학년이라는 지민군은 내년 2월부터 호빗 영화가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게 되면 1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풀타임과 파트타임을 번갈아 촬영에 임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해 휴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군은 영화 촬영에 합류하기 위해 웰링턴으로 떠나기 전까지 소중한 가족들,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반지의 제왕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빛날 영화 ‘호빗’. 놀랄만한 제작비와 피터 잭슨 감독의 빛나는 연출력, 뉴질랜드 스튜디오 기술력과의 만남이 어떤 작품을 창조해낼 지, 전 세계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호빗’이 대작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전작을 뛰어넘는 대작 영화에 작지만 호빗으로 연기 활동을 하여 메인(main) 호빗의 모습으로 호빗타운에서 지민군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훗날 뉴질랜드 한인 교민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될 지민군의 모습도 기대해 본다.
장새미 기자 reporter@koreapost.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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