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진 지 124년 된 팔레스 호텔(Palace Hotel)은 빅토리아 거리 서쪽 다운타운에 위치한 건물로, 한 때 여관과 오로라 선술집(Aurora Tavern)이 함께 운영되고 있었던 역사적인 건물이었다.
이 유서 깊은 팔레스 호텔은 18일 오후 4시부터 철거작업이 시작되었다. 건물 주변의 Victoria St 일부와 Albert St, Hobson 도로가 막히고 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지켜보는 가운데, 포크레인 몇 대와 건물 파괴에 쓰이는 전문 차량들이 도착해 건물을 부수기 시작했다.
팔레스 호텔 건물이 파괴되는 것을 반대하는 몇몇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철거가 시작되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먼지 구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반대의 외침도 점차 잠잠해졌다.
건물이 헐리는 데에는 9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건물이 완전히 헐리고 난 자리에는 초호화 윤락업소가 새로 지어질 예정이다.
통합 오클랜드 시장 랜 브라운 역시 Victoria St 현장에서 건물이 철거되는 순간을 함께 지켜보았다. 브라운 시장은 "오클랜드 중심가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이렇게 또 사라져가는 순간을 지켜봐야만 하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러나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을 그대로 세워둘 수는 없었다. 시민들이 이동하는 거리로 쓰러질지 모르고 주변 건물들에도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완전히 무너져 잔해만 남은 팔레스 호텔은 1886년에 지어져 1889년과 1912년에 두 차례 보수를 하였으나 벽이 심하게 갈라지는 안전 문제가 제기되었다.
오클랜드 의회의 문화유산 고문관 조지 파랜트(George Farrant)는 팔레스 호텔 건물이 과거 보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벽의 갈라짐 문제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물은 불확실한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지하에서부터 문제가 생겼으며 무개를 지탱할 수 없어 무너질 위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팔레스 호텔 건물은 웰링턴에서 윤락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John, Michael Chow 형제가 330만불에 사들였으며, 철거된 자리에는 매춘굴이 들어설 예정이다. 호텔 맞은편에는 스카이 시티 카지노(SkyCity Casino)가 자리잡고 있어 이 지역이 새로운 홍등가로 변모될 조짐이다.
마셸 클라크(Michelle Clarke)라는 여성은 그녀의 증조부가 팔레스 호텔(Palace Hotel) 건물을 사들여 1970년대 후반까지 집안 대대로 선술집을 운영했으며, 16살이 될 때까지 그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집안의 재정문제로 건물을 팔 수 밖에 없었으나 몇 년 뒤 돌아와 보니 매춘 업을 하는 사람들의 손에 건물이 넘어가 오늘날 헐리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미셸 클라크는 “오늘은 대단히 슬픈 날이다.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이런 건물이 헐리다니,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고 말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출처: NZ헤럴드
장새미 기자 reporter@koreapost.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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