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규준씨(양규준 미술아카데미 원장)의 10번째 개인미술전이 10월6일까지 Northcote 쇼핑몰 도서관 옆에 위치한 Northart Gallery( Norman King Square, Earnie Mays St, Northcote shopping Centre)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일요일 저녁 5시부터 진행된 오프닝에는 강한 바람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양 희중 교민회장과 한국인 MP인 멜리사리씨 등 약 60여명의 교민과 현지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해서 훈훈한 열기를 느끼게 했다. 현대미술이라는 다소 생경한 그림들, 한국적 서체의 이미지가 강하게 확산되는 전시장 분위기속에서, 서로 작품에 대해 자기 감상을 얘기하고 작가에게 질문하는 진지함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번 작품들의 주제는 ‘중용(Moderation)'이다. 우선 작품을 살펴보면 한 작품이 두 개의 화면으로 이뤄져 있다. 오른쪽 화면이 활달한 에너지를 포함한 한국적 서체로 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왼쪽의 검정 화면은 마치 새벽 여명이 터오는 듯 희미한 빛이 어둠속에서 태동하는 고요와 적막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서로 상반된 두 화면, 즉 밝고 어두움,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 음과 양 등 서로 대립되거나 다른 세계에서 조화롭게 평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상태를 동경한다고 한다. 특히 작가는 우리 이민자들의 정체성(Identity)을 들여다보면 양면성(Duality)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것은 문화, 역사적 전통의 관점에서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뉴질랜드라는 또 다른 토양에서 적응하려는 자아가 동시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현지에서 안정적인 삶을 가진다는 것은 이 두 요소를 생활 속에서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 하는 문제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용‘시리즈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회에 대한 현지 미술인들의 반응으로 중견작가인 Garry Curin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국적 감성을 뉴질랜드 미술에 접목시켜 새로운 스타일의 감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지난 개인전에서 NZ Herald미술 평론가인 TJ Mcnamara가 이미 이같이 지적한바 있었다.
작가는 97년 이민 후 오클랜드 미대 대학원과 Whitecliff 미대 대학원에서 연구하고 <한국화의 현대적 정신과 표현>에 관해 초청강의를 갖은 바 있다. 그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양규준 미술아카데미를 통해서도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세계속의 다양한 미술언어에 그것을 접목할 수 있는 기본소양을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잠시 짬을 내 전시장을 찾아 한국적인 것이 어떻게 그림 속에 표현되는가를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세한 문의는 양규준 미술아카데미 410-3217, 021-162-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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