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12년 복역 끝에 보석판결... 전 언론 떠들석
자신의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12년간 수감 생활을 하던 데이빗 베인(David Bain)씨가 어제(15일) 저녁, 보석 판결을 받고 풀려나 뉴질랜드의 전 언론을 들썩이고 있다.
올해 35세의 데이빗 베인 씨는, 1994년 6월 더니든(Dunedin)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부모인 Robin 과 Margaret, 형제 Laniet, Arawa, Stephen 등 총 다섯 명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95년 5월부터 어제까지 수감생활을 해 왔다.
그러나, 베인 씨 자신과 그의 지지자들은 아버지인 로빈 베인(Robin Bain)씨가 모든 식구를 살해하고 스스로 자살했다고 주장하며, 결백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 끝에 올해 초 법원에 항소를 제출했다. 결국 이 사건은 지난 3월, 영국 런던의 추밀원 (The Privy Council)으로 이관되었고, 추밀원의 법관 의원들은 지난 주 '그의 살인 혐의를 입증할만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판결과 함께 '재심여부를 결정하고 새로운 판결이 내려지는 동안 수감상황을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결정이 내려지자, 베인씨의 변호인측은 고등 법원에 보석 허가를 신청했다. 어제, 보석판결이 내려진 크라이스트 처치 법원은 베인씨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보석 신청을 도왔던 사람들 중에는 그가 복역했던 크라이스트 처치 남자 교도소의 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를 맡은 마이클 리드 (Michael Reed)씨는 "검사가 재심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그가 왜 감옥에 더 있어야 하는가?" 라며, 베인씨가 "이미 12년이란 기간을 감옥에서 보냈으며 그의 잃어버린 세월을 돌려 놓을 수 있는 삶은 아무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베인씨는 이 사건 이전에 전과 사실이 없고, 돈도 없고 여권도 없는 그가 도주할 위험도 없다. 재심 결과 다시 한 번 유죄가 확정되면 그 때 다시 감옥으로 들어가면 된다." 라고 말했다.
담당 검사인 Cameron Mander씨는 "우리는 아직 그를 다섯 명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다."며 보석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한 "추밀원은 항소인에 대한 추가적인 결정이 내려질 때 까지 수감 상태를 지속할 것을 명확히 언급했다."고 말했다.
어제 판결을 맡은, 존 포가티(John Fogarty) 판사는 '피고인이 보석 상태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베인 씨 측의 보석 신청을 허가했다. 판사는 또한 "이 케이스는 일반적이지 않다. 다른 걸 떠나서 그가 이미 12년 이상을 감옥에서 지냈다는 상황을 염두해야 한다."라고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베인 씨는 보석 기간 동안 그의 오랜 지지자였던 조 카람(Joe Karam)씨의 와이카토 집에 머무를 예정이다. 그는 이 기간동안 동행자 없이 혼자 있어서는 안 되며 검사측 증인이나, 자신의 일가 친척을 만날 수 없다.
검사측은 이 사건에 대한 재심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베인 씨는 재심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들이 결정하는 대로 따를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7월 26일, 크라이스트 처치 법원에 다시 출두할 예정이다.
어제 판결은, 뉴질랜드의 현행 판결 시스템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폈으며, 무죄를 주장하며 법정 싸움을 하고 있는 기결수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정한 판결을 위한 민간단체 The Sensible Sentencing Trust 는 어제 판결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협회 대변인 Garth McVicar씨는 "그가 살인자가 맞다 하더라도, 보석 결정은 정당한 것이다. 우리는 무죄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싸워 왔으며 많은 승리를 경험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더 큰 문제는 우리의 법률 시스템의 구조적인 결함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자료 : NZPA , Dominion Post, NewstalkZB, Stuff
이연희 기자 (reporter@koreatimes.co.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