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질병으로 여겨졌던 구루병(Rickets)이 전국적으로 다시 급증하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질환은 뼈의 기형적인 성장과 심한 경우 발작을 유발하며, 결국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오타고 대학교 여성·아동 건강학과 교수인 벤 휠러는 뉴질랜드에서 구루병이 마지막으로 크게 증가했던 시기가 약 10년 전으로, 당시 3년 동안 60건이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불과 4개월 만에 20건이 발생했다.
벤 휠러 교수는 구루병의 가장 흔한 원인이 비타민 D 결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햇빛에서 비타민 D를 생성한다며 태양의 UVB(자외선 B) 방사선이 비타민 D의 활성형을 만드는데, 식단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지만, 비타민 D는 반드시 음식에서 섭취할 필요 없이 직접 생성할 수 있는 유일한 비타민이라고 말했다.
성인의 경우 비타민 D 부족은 뼈 속 미네랄 부족으로 이어지지만,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말했다.
어린이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많은 미네랄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타민 D 결핍이 성장판에 손상을 주고, 이로 인해 뼈가 휘어지거나 연해지는 등 흔히 구루병을 떠올릴 때 생각하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벤 휠러 교수는 전했다.
또한 비타민 D는 칼슘 흡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체내 칼슘 수치도 낮아질 수 있다.
구루병은 결국 낮은 칼슘 수치로 인해 신경과 근육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고 가장 심각한 경우 발작이 발생하고, 심장 근육에도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벤 휠러 교수는 역사 속 질병으로 여겨졌던 구루병이 여전히 존재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뉴질랜드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부색이 어두운 어린이가 더 심각한 구루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 구루병 발생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벤 휠러 교수는 말했다.
구루병을 예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비타민 D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위험에 처한 영유아는 구루병을 완전히 피할 수 있다.
2019년 뉴질랜드 의학 저널(New Zealand Medical Journal)에 게재된 매시대학교(Massey University)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어린이 중 3분의 1이 권장 수준의 비타민 D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