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포트 힐스의 서밋 로드에 있는 대형 조각품이 사라져 제작 관계자는 물론 주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포우 훼누아(pou whenua)’로 불리는 이 조각품은 서밋 로드의 ‘존 제임슨(John Jameson) 전망대’에 설치된 것이다.
포우훼누아 또는 포우 훼누아는 마오리가 영토 경계나 중요 장소를 표시하는 데 사용한 정교하게 조각된 나무 기둥으로 뉴질랜드 전역에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나티 훼케(Ngāti Wheke) 조각가인 케인 타우화레(Caine Tauwhare)의 작품으로 높이는 1.5m이며 2.5m 높이의 좌대에 설치됐고 무게도 약 60kg에 달한다.
이는 자원봉사로 최근 이 전망대를 만들었던 ‘Summit Road Society’가 설치했는데, 부활절 주말 직후인 지난 4월 2일(화) 처음으로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제작자는 이 조각품을 떼어내려면 분쇄기를 동원해야 하고 최소한 두 사람이 필요하며 또 이를 옮기려면 3~4명이 동원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각품이 있던 전망대 이름은 ‘Summit Road Society’ 창립자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는데, 그의 딸인 폴라 제임슨(Paula Jameson)은 도난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임슨은 아버지를 기리고자 전망대를 만드는 데 지난 몇 년을 투자했고 조각품은 이 전망대에 꼭 필요하다면서, 설치 이후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조각품을 잃어버리게 된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귀 모양으로 생긴 조각품은 ‘목소리가 들리는 곳(the place where voices are heard)’을 의미하는 인근 봉우리인 ‘오롱고마이(Ōrongomai)’ 보호지역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누가 이런 일을, 그리고 왜 저질렀는지 모르지만 마음이 아프다면서 훔쳐 간 이들이 빨리 되돌려 놓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존 제임슨 전망대는 ‘사인 오브 키위’에서 남쪽으로 서밋 로드를 따라 4.5km가량 떨어진 외진 곳에 있으며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리틀턴 항만 일대의 전망이 일품이다.
전망대는 지난 2018년에 설립이 계획됐지만 이후 미뤄졌다가 협회가 기금을 모금해 시청과 함께 공사를 벌여 협회 창립 75주년인 2023년에 완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