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한밤중에 덮치면서 초토화됐던 한 마을의 주민들이 화재가 발생한 지 일년 여가 지나면서 하나 둘씩 마을로 돌아오고 있다.
남섬 매켄지(Mackenzie) 분지의 오하우 호숫가에 자리잡은 ‘레이크 오하우(Lake Ōhau)’는 화재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서던 알프스가 가까운 풍광이 아주 좋은 고산 마을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지난 2020년 10월 5일(일),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른 새벽에 마을을 휩쓸어 시속 60~65km에 달하는 거센 바람 속에 48채나 되는 주택들이 완전히 불타거나 부분적으로 파손되는 등 한 마을이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했다.
당시 불은 마을은 물론 주변의 목장과 숲으로 번지면서 2000여 헥타르에 달하는 자연보존 지역을 비롯해 5000헥타르가 넘는 땅이 피해를 입었으며 일부에서는 가축 피해도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한 주민이 마을로 다가오는 화재를 알아채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경보를 전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은퇴자 등 많은 이들이 졸지에 보금자리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집을 잃은 이들 중에는 20년 동안 이곳에 거주하다가 새 집을 짓고 열쇠를 건네받은 지 단 2주밖에 안 지난 한 부부도 있었다.
최근 화재가 난 지 만 한 해가 지나면서 마을에는 다시 입주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잦아졌는데, 화재 이후 17건의 건축 허가가 나왔고 그중 일부는 이미 건축을 마친 상태이다.
주민들은 인근의 작은 도시인 트와이젤(Twizel) 등지에서 머물렀는데 더 많은 주택들이 건축 중이거나 계획되고 있는 가운데 돌아온 주민들은 마을을 재건하려면 갈길이 멀다고 전하는 한편 화재 당시 주민들을 깨웠던 이들을 비롯해 소방관 등 화마와 싸웠던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