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외곽의 ‘홀스웰 쿼리 파크(Quarry Park)’에 위치한 ‘송파 가든’을 돌보기 위한 모임이 공식적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10월 24일(토) 오전 9시 30분부터 남녀 자원봉사 교민 등 모두 20여명이 송파 가든에 모여 공원 정비작업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공원 내에 깔린 돌받침들과 장승을 비롯한 석등 등 시설물 주변에 자란 풀을 제거하고 장승 외부로 흘러나온 수지 흔적을 지우는 한편 석등에 생긴 이끼를 제거했다.
또한 한국의 다리를 청소하고 나무 밑에는 공원 관리직원들과 함께 트랙터를 동원해 바크를 까는 등 그동안 손길이 많이 필요했던 공원을 3시간여에 걸쳐 말끔히 정리했다.
교민들이 작업하는 동안 자녀들과 이곳을 찾은 많은 현지인들이 이를 유심히 지켜봤으며, 일부는 설치물들에 대한 문의와 함께 정비에 나선 이유 등을 물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오 무렵에 작업을 마친 참자가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점심으로 식사를 한 후 메리 윤 교민의 사회로 공식적인 모임 창립식을 가졌다.
윤교진 한인회장의 인사와 함께 시작된 이날 모임에서는, 윤 교민이 공원의 역사와 함께 모임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정관 제정과 단체 등록 등 그동안의 준비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모임 명칭을 ‘코리안 가든 운영위원회(Christchurch Korean Garden Charitable Trust)’로, 그리고 애칭은 ‘장승 언덕 파크’로 각각 정하고 메리 윤 교민을 위원장으로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윤 신임 위원장은 하연오, 제니퍼 리 교민을 각각 서기와 재무로 선정해 임원을 구성하는 한편 매월 한 차례씩 공원에서 정비 작업을 겸한 모임을 갖기로 결정했다.
또한 위원회에서는 자매도시 협정 체결 25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에는 한인회의 사랑방 교실 시니어 교민들의 협조와 송파구청의 지원을 받아 공원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김치 담그기 DIY’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특히 내년에는 링컨대학 조경학과 도널드 로이드(Donald Royds) 교수를 중심으로 조경학과 2학년 학생들이 참여해 식수를 포함한 조경 작업이 그 다음 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 전에 크라이스트처치에 석재를 공급하던 채석장이 있었던 이곳에는 현재 서울 송파구를 비롯해 크라이스트처치 시청이 세계 6군데의 도시들과 맺은 자매도시협정을 기념하는 자매도시 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송파 가든 내에는 장승과 석등, 돌담, 한국의 다리와 돌하르방 등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설들이 여럿 마련돼 있다.
특히 높이가 5m가 넘는 장승은 지난 2007년 한국무형문화재 69호인 타목 김종흥 명인이 직접 찾아와 당시 대성당 광장에서 장승제를 지낸 후 제작해 설치한 것으로 현재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평소 공원은 잔디를 깎는 정도의 관리는 직원들이 하지만 세심하게 돌보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공원 정비에 교민들의 참여가 절실했던 상황이었는데,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시청과 공원 측에서는 크게 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