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포트 힐스에서 난 산불로 2월 14일(수) 저녁에 크라이스트처치와 셀윈 지역에 발령됐던 ‘지역 비상사태(state of local emergency)’가 일주일만인 2월 21일(수) 해제됐다.
캔터베리 민방위국의 리처드 볼(Richard Ball) 통제관은 당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비상사태를 해제하며 당국은 이제 ‘복구 단계(recovery phase)’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포트 힐스 화재 현장의 지상요원은 비상사태 해제 당일에도 불이 다시 커질 위험이 여전히 높은 20개의 ‘핫스팟(hotspot)’ 지점의 불기운을 꺾는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월 20일(화) 아침에 화재 현장 일대에는 5mm가량의 비가 내려 낮아진 기온과 함께 진화 작업에 큰 도움이 됐다.
데이브 키(Dave Key) 현장 통제관은 21일 현재 70명의 소방관이 현장에 있다면서, 전날 밤에 드론 영상을 통해 20개의 핫스팟이 식별됐고 소방관들은 당일 이를 진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일 날씨는 진화 작업에 적합하지만 주말에는 기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21일 밤 현재 기상 당국은 이번 주말까지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24일(토) 밤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키 통제관은 주민들이 지금과 같은 날씨에서의 화재 발생 위험을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잔디깎기를 포함해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작업은 날이 선선한 이른 아침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4일 발화 이후 매일 동원됐던 헬리콥터와 고정익 항공기도 20일부터는 지상에 머물면서 진화 작업에는 나서지 않았다.
콜린 러셀(Colin Russell) 캔터베리 소방청장은, 불이 난 장소를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주기 전에 모든 핫스팟을 제거하는 게 목표라면서, 현재 어얼리 밸리(Early Valley)의 통제선도 해제하면서 화재 지역에 대한 접근 제한도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지난 2월 14일 크래크로프트(Cracroft)의 워슬리스(Worsleys) 트랙에서 처음 발생해 오후 2시 15분 신고가 이뤄졌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타고 퍼지기 시작해 결국 지역 비상사태가 당일 저녁에 내려진 가운데 100가구가 넘는 가정이 대피했다.
지금까지 650헥타르에 달하는 숲과 관목지대가 불탔으며 한 여성의 컨테이너 주택이 전소됐는데, 시민들은 특히 7년 전인 2017년 2월 같은 장소에서 났던 대형 화재의 악몽을 떠올리면서 걱정스럽게 상황을 지켜봤다.
한편 소방 당국과 함께 화인을 조사 중인 경찰은 당시 연기가 나던 현장에서 나온 뒤 차를 타고 사라졌던 2명을 조사했는데, 이들은 당시 훈헤이 밸리(Hoon Hay Valley) 로드 인근에 사는 주민들에게 발견돼 사진으로 촬영돼 경찰에 신고된 바 있다.
현재까지는 주민과 함께 이들도 현장 목격자로만 알려졌는데, 당시 목격자 제보를 요청했던 경찰에는 300여 건이 넘는 신고와 사진이 곧바로 접수됐으며 이를 토대로 수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화재 원인은 불명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