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가 상당히 좋은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토요타 아쿠아(Toyota Aqua)’를 가진 차주들이 비싼 보험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도난사고가 다른 차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인데, 일부 차주는 연간 거의 3,000달러를 내고 있고 일부 보험사는 차에 ‘이모빌라이저(immobiliser)’가 없으면 아예 가입을 거절하기도 한다.
3곳의 보험사가 언론사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아쿠아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자동차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월 말에 나온 AMI의 발표를 보면 지난 2022년과 2023년의 2년간 도난차 순위에서 아쿠아가 1위였다.
그러나 이처럼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모델별로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아쿠아는 리터당 35km 이상에 달할 정도로 연비가 우수해 여전히 찾는 사람이 많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한 20대 남성은 생애 첫 차로 중고 아쿠아를 1만 달러를 주고 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면서, 지대가 평탄해 운전하기가 편한 이곳에서는 연료도 절약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연료비가 80달러, 심지어는 한 달 반 동안 80달러만 들기도 한다고 말했는데, 하지만 절약한 연료비 대신 보험료로 한 달에 250달러나 내게 되자 지금은 보험료를 절약할 방법을 찾고 있다.
넬슨 출신의 한 부부도 2022년에 중고 아쿠아를 1만 2,000달러에 산 뒤 너무 좋아 같은 가격에 또 하나를 구입하기로 하고 보험사에 연락했다가 깜짝 놀랐다.
이유는 보험료가 너무 많았기 때문인데, 이미 가지고 있는 아쿠아도 갱신 보험료가 많이 올랐으며 이 역시 그동안 아쿠아 도난 사고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AA 보험 자동차 보험 담당자는 아쿠아와 관련된 청구 건이 많아 보험료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고객에게 이모빌라이저와 같은 보안 기능 설치를 장려하기도 했지만 보험료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고 이는 보험료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쿠아를 구입했던 한 남성은 12개월도 안 돼 보험료가 946달러에서 1,180달러로 거의 25% 올랐는데, 이에 대해 보험회사 측은 위치, 자동차 종류, 보험 청구 건수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으로 보험료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와 여자 친구 모두 30세가 넘었고 완전 면허 보유자이며 주소를 바꾸지도 않는 등 아무것도 변한 게 없고 사고도 없었는데도 보험료가 올랐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쿠아는 정말 멋진 차로 경제적이며 가격도 많은 이에게 적합한 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