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 저축 수단인 ‘키위세이버(KiwiSaver)’를 조기에 출금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발생한 6,400건에 달하는 인출 중 절반 이상이 생활 ‘어려움(hardship)’으로 인한 출금이었다.
키위 세이버는 은퇴 또는 첫 주택 구입 이외 조기 출금은 ‘의료상의 응급 상황이나 갑작스러운 비용 발생(medical emergency or sudden expense)’ 등 특정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조기 인출 건수는 지난 2022년의 1만 7,900건에서 2023년에는 2만 9,530건으로 급증했다.
키위뱅크의 한 경제 전문가는 상황이 우려스럽지만 이는 놀랄 일도 아니라면서, 급격한 이자율 상승이 가계에 영향을 미치고 생활비 위기가 계속 심각해지면서 이런 상황을 은행 고객에게서 듣고 있다고 전하고, 각 가정은 살림살이 비용을 다시 생각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한 인출 건수는 매월 증가하는 추세인데, 지난해 10월에 2,800건이었던 이 유형의 인출은 11월에는 3,270건으로 늘어난 뒤 12월에는 3,450건으로 더 많이 늘었다.
은퇴위원회 관계자도, 이런 사유의 인출이 주택 구입용 출금을 넘어선 게 처음인 것 같으며 정말 충격적인 데이터로 생각된다면서, 주택 구입 인출은 좋은 일이지만 재정적 인출은 그 반대로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Māngere Budgeting Services Trust’ 관계자는 점점 더 많은 고객이 키위세이버 탈퇴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가입자들 소득이 아주 적고 만약을 대비해 저축할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가입자들이 의료 문제와 가족 사망, 장례식을 위해 해외로 가야 하는 경우 등이 생기면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게 돼 결국 키위세이버를 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uckland Central Budgeting’ 관계자도, 지난해 극심한 폭풍 피해를 본 이들 중 특히 차가 물에 잠겼거나 자동차나 가재도구 보험에 가입 안 됐던 사람들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용할 수 있는 보조금이 모든 비용을 치르기에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키위세이버에서 일찍 탈퇴해 미래를 희생하고 있다면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한 출금은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만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는 정말로 큰 걱정거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키위뱅크의 전문가는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받도록 키위세이버를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야 하며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저축할 수 있다면서, 현재 인출 건수가 많다는 것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신호라며,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너무 높이는 바람에 너무 많은 가구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