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섬 와이카토의 중요한 습지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여러 날째 꺼지지 않고 번지고 있다.
화재는 와이카토 북부의 ‘황가마리노 습지(Whangamarino Wetland)’의 중앙 늪지대에서 지난 10월 21일 낮에 발생해 오후 1시 15분경에 신고됐는데, 23일 낮까지 1,000헥타르 이상의 습지와 관목지대를 태운 상황이다.
현재 화재 현장의 둘레가 15km에 달할 정도로 넓게 퍼졌는데, 면적이 7,000헥타르에 달하는 이 습지는 자연보존부(DOC)의 습지 보전 프로그램에 포함된 중요한 지역이다.
또한 국내에서 가장 큰 탄소 흡수원 중 한 곳이며 뛰어난 생물 다양성으로 습지에 관한 ‘람사르 국제 협약(Ramsar Convention on Wetland)’의 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DOC 관계자는 황가마리노 습지가 황가마리노강과 마라마루아(Maramarua)강 주변의 늪과 소택지, 연못 등이 광범위하게 뒤섞인 곳이며 북섬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 습지로 다양한 토종 조류와 물고기, 식물이 자란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번 화재가 대규모라면서 적절하게 진압하려면 아직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특히 ‘이탄(peat)’ 화재는 지하에서 계속 타올라 이를 찾아내고 진화하기가 까다롭다면서 환경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살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50명 이상의 인력이 8대의 헬리콥터와 2대의 고정익 항공기의 지원을 받으면서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아직 화재 원인을 파악하지는 못했는데, 소방 당국은 연기가 많이 나고 있으므로 주민들은 창문과 문을 닫고 가능하면 연기가 낀 지역을 피하고, 또한 인근을 지나는 운전자도 차창을 닫으라고 당부했다.
<‘이탄’은 무엇?>
‘이탄(peat)’은 부분적으로 분해된 식물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돼 만들어진 유기물질로 주로 늪지나 습지처럼 물이 고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며, 그곳에서 식물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쌓여 형성된다.
이탄은 탄소를 많이 포함한 중요한 탄소 저장고로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논의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여긴다.
이탄은 연료로도 쓰이는데 특히 과거에는 난방과 요리에 많이 쓰였다. 하지만 연료로 쓰면 탄소 방출로 환경 문제를 일으키며 또한 이탄지를 개발하거나 농업용으로 사용해도 이탄층이 손상돼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