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사우나'가 새로운 사회적 만남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술집 대신 증기로 가득한 공간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오클랜드의 웰니스 스튜디오 '모드(Mode)'를 창립한 사만다 블루멜(Samantha Bluemel)은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술 없는 만남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연해졌다”며 “그들은 사우나에서 건강한 방식으로 친구들과 교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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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는 사우나와 냉탕이 있는 프라이빗 스위트를 통해 극적인 온도 대비(contrast therapy)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녀는 “사우나는 단순한 몸의 회복을 넘어서, 정신 건강과 사회적 유대감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한다.
스튜디오 내부에는 대화를 유도하는 카드도 비치되어 있어, 깊이 있는 대화로 연결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블루멜은 “사우나는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친구와 진솔한 시간을 나누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전했다.
사우나는 일본 온천, 터키식 하맘, 핀란드식 스모크 사우나 등 전 세계 다양한 문화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핀란드에서는 출산, 장례 등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준비하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핀란드 출신 건축가 페트리 크누틸라(Petri Knuuttila)는 뉴질랜드에서도 사우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웰링턴의 '헬스핏(HealthFit) 컬렉티브' 소속 운동과학자 칼 해밍턴(Carl Hammington)은 사우나의 신체적 효능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핀란드 연구에서는 주 4~7회 사우나 이용자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우나 → 냉탕 → 휴식의 순환이 혈액순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며, “온도 변화는 신진대사 유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블루멜과 해밍턴 모두 사우나를 개인적인 치유의 공간이자, 관계를 돈독히 하는 장소로 여기고 있다. 특히 블루멜은 어머니의 투병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사우나와 명상을 통해 극복한 경험을 공유하며, “사우나는 신체뿐 아니라 마음의 휴식처”라고 말했다.
사우나는 단순한 땀 흘림을 넘어, 이제 뉴질랜드 젊은 세대에게는 ‘친구와 진심을 나누는 공간’, ‘정신적 회복의 시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