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가 세계 최초로 도입하려던 이른바 ‘트림세(burp tax)’ 도입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
6월 11일 국내외 언론들은 이날 뉴질랜드 정부가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대응법을 개정해 배출권거래제에서 농축산 분야를 제외하며 관련 법안을 이번 달 안에 국회에 제출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 노동당 정부에서 도입하기로 했던 농축산업 부문 온실가스 비용 부과 계획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정부는 그 대신 향후 4년간 4억 달러를 들여 농축산업 단체와 함께 생물성 메탄 생산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드 매클레이 농업부 장관은 “메탄 백신 개발, 메탄 저배출 가축 사육 프로젝트, 메탄 및 아산화질소 억제제 연구 등을 촉진할 것이며, 농축산업 생산이나 수출을 줄이지 않고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도구와 기술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낙농 수출국인 뉴질랜드는 1,000만 마리의 소와 2,500만 마리의 양이 있으며 농축산업이 국가 경제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가축의 트림과 위장 가스는 메탄가스를 방출하고 가축의 오줌은 아산화질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등 뉴질랜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가량이 농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2022년 당시 노동당 정부는 2025년부터 농축산업을 배출권거래제에 포함해 소와 양의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 등 농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에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17년 수준보다 10% 감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는데, 하지만 농축산업 단체들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면서 반대했고 국민당 등 보수 연합도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집권 시 정책 중단을 약속한 바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71억 Co₂ 환산t으로 이는 지구 전체에서 한 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이다.
한편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농민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한 반면 녹색당을 비롯한 야당과 환경 단체들은 비난하고 나섰는데, 대표적인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는 정부가 자연에 대해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부는 지난주에도 새로운 석유 및 가스 탐사에 대한 5년 간의 금지 조치를 철회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는데, 즉각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지난 주말에 전국에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