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의 한 양봉업체가 꿀벌과 관련된 전염병으로 200만 달러 상당의 장비를 한꺼번에 불에 태운 뒤 양봉업계 단체가 생계가 위태롭다고 호소했다.
랑기오라 인근에 위치한 ‘Springbank Honey’는 최근 두 차례 조사에서 ‘미국 부저병(American Foulbrood disease, AFB)’ 포자 양성 반응이 나온 후 1만여 개의 꿀벌 상자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았다.
주인인 스티븐 브라운(Steven Brown)은 손실 보상도 받지 못하면서 7일 이내에 이를 따르지 않으면 기소되고 벌금을 물거나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벌집 박스 수천 개는 박테리아 테스트를 전혀 거치지 않았는데, 정부의 해충 방제 당국은 장비가 잠재적으로 오염되었다고 의심되면 폐기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결국 박스 전체가 아닌 일부를 테스트한 후 전체 소각 명령이 내려졌는데, ‘뉴질랜드 양봉가협회(NZ Beekeeping Incorporated)’의 제인 로리머(Jane Lorimer) 대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은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로리머 대표는 박테리아가 꿀벌 박스에서 수십 년 동안 생존할 수 있으며 이는 전국의 많은 양봉가 장비가 어느 정도는 오염됐음을 의미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면 양봉가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대표도 봄을 대비하려면 상자 수천 개가 부족하며 이번에 장비를 불태운 것은 마치 영혼을 찢고 집을 태운 것처럼 파괴적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보면 그와 가족이 거대한 상자 더미를 쌓고 경유를 끼얹은 다음 불을 붙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AFB는 벌 유충에 영향을 주고 뉴질랜드 꿀 생산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있다.
이 질병은 뉴질랜드에서 100년 이상 지속됐으며 정부의 ‘AFB Pest Management Plan Management Agency’에 의해서 통제되고 있다.
기관 관계자는 이는 심각한 전염성 있는 질병으로 양봉가는 벌집에서 AFB를 제거할 의무가 있으며, 장비 재사용으로 질병 확산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잠재적으로 오염된 장비도 폐기하도록 지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 10개의 포자만으로도 꿀벌 유충 한 마리를 감염시킬 수 있으며 기관은 나머지 양봉 부문을 안전하게 유지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브라운 대표는 다른 나라는 백신이나 방사선 같은 방법으로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0년 해왔던 관리 전략은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창고에서 실시한 6번 테스트 중 2번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그 후 포장된 2,000개의 새 상자를 포함해 200만 달러 상당 장비 2개를 모두 파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중 상당 부분은 새 상자였고 벌집에 가본 적도 없으며 질병도 없었다면서, 이는 쓰레기를 태우는 것과는 다르며 마치 큰 망치로 호두를 치는 격으로 자기의 생계 수단이 연기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리 당국은 뉴질랜드에서는 소각이 유일한 효과적인 통제 조치라고 맞서면서, 직원이 무례했고 명령의 영향에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 주장을 포함해 몇 가지 구체적인 주장에는 따로 답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당국은 통제 조치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양봉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논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