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시티 병원에서 치료 지연으로 인해 한 환자가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그의 딸이 상태 악화를 우려하며 의료진에 여러 차례 알렸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보건 및 장애 부차관인 바네사 콜드웰은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 악화를 인식하고 적절한 치료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데 여러 차례 실패했다고 밝혔다. 보건부(Health NZ)는 유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으며, 환자 치료와 의료진 간의 의사소통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환자가 패혈증으로 사망을 통보받을 당시 혼자였던 상황
해당 환자는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을 때, 곁에서 지지해줄 사람이 없었다.
이는 오클랜드 시티 병원에서 여러 차례의 의료적 실패와 생명을 구할 가능성이 있는 치료의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었다.
유족 측은 뉴질랜드 보건 및 장애 위원회(HDC)의 조사에서 “남편에게 매우 두려운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환자는 50대 남성으로, HDC 보고서에서는 ‘A씨’로만 언급되었다. 그는 혈액암 치료를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stem cell transplant)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식 후 처음 8일 동안은 예상대로 회복이 진행되었으나 이후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었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바네사 콜드웰 부차관은 “A씨의 상태 악화를 인식하고 적절한 치료로 전환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이를 놓쳤다”며 우려를 표했다.
가족의 우려가 받아들여지지 않음
바네사 콜드웰 부차관은 의료진이 A씨의 상태가 악화되는 동안 가족들의 우려를 충분히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A씨가 사망하기 전 24시간 동안 제공된 치료 수준과 의료진 간 협력 방식이 환자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독립 자문 의사인 피터 갠리의 의견을 인용해, “A씨의 상태 악화가 인식되지 않아,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있었던 항생제 치료가 12시간 동안 지연되었다”고 밝혔다.
피터 갠리는 “A씨가 사망하기 전날 오후부터 밤까지 병원 시스템의 여러 단계에서 연속적으로 인수인계가 이루어졌다. 간호사 간, 의사 간의 업무 전달이 반복되었고, 이는 현재 뉴질랜드의 과부하된 의료 시스템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실패”라며, “좋은 의료 결과를 얻으려면 모든 직급의 의료진이 원활하게 소통해야 하지만, A씨의 마지막 날에는 여러 번 이러한 소통이 단절되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씨의 딸(응급의료기술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음)은 아버지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고 사망 전날 오전 11시부터 지속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A씨는 결국 다음 날 새벽 2시에 병원의 중환자의학과(DCCM)에 입원했으며, 오전 8시경 사망했다.
중증 환자로서 사망을 앞둔 상태
중환자의학과(DCCM)에 입원한 후, 한 선임 의료진은 A씨가 치명적으로 위중한 상태이며 중환자 치료로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그는 A씨가 의식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가족들이 도착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완화 치료(palliative care)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바네사 콜드웰에 따르면, A씨의 아내는 “A씨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곁에 있어 줄 사람이 없었다”며, “남편에게 매우 두려운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딸은 아버지를 방문했을 때(사망 전날 오전 11시) 뭔가 “심각하게 잘못됐다”고 느꼈다. 그는 호흡이 가빴고, 심박수가 높았으며, 산소포화도가 낮았다. 또한, 눈을 30초 이상 뜨고 있을 수조차 없었다. 딸은 아버지의 상태가 훨씬 더 면밀히 관찰되어야 하며 고도 관찰 병동(High Dependency Unit)으로 옮겨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반복적으로 “더 많은 정맥 수액을 맞으면 상태가 나아질 것”이라며, 위통과 심한 복부팽만은 단순한 설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딸은 “나는 계속해서 다음 수액을 맞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말만 들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네사 콜드웰 A씨의 딸이 여러 차례 의료진에게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것이 환자 기록에 제대로 남겨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보건부 의료진이 A씨의 패혈증을 초기에 인식하고 대응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항생제 투여가 12시간이나 지연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또한, “중증 면역저하 상태에서 발생하는 패혈증(neutropenic sepsis)에서는 조기 항생제 투여가 생명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의 치료 지연 및 관리 부실
환자의 사망 사례를 조사한 '부정적 사건 검토(adverse event review)'에서는 A씨가 열이 없었다는 이유로 패혈증을 인식하는 데 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항생제 투여도 늦어졌으며, 필수적인 치료 경로에서 규정된 조치와 조기 경고 절차가 여러 차례 지켜지지 않았고, 선임 의료진과 간호진에게도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보건부, ‘전적인 책임’ 인정 및 사과
바네사 콜드웰 부차관은 뉴질랜드 보건부에 유족에게 공식적인 서면 사과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 보건부는 “전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한 패혈증 관리, 환자 치료 단계의 조기 대응, 의료진 간 업무 인수인계에 대한 새로운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그녀는 뉴질랜드 보건부가 이번 사례를 기반으로 교육 및 훈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네사 콜드웰 부차관은 또한, 뉴질랜드 보건부가 해당 사건을 “철저하고 포괄적인 검토”를 통해 분석한 점과 이에 대한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뉴질랜드 보건부 대변인은 “이번 사망 사건이 유족과 지인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기대되는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보건부 대변인은 또한 “보건 및 장애 위원회(HDC: Health and Disability Commissioner)의 조사 결과와 권고를 받아들이며, 유사한 상황에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