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중공업과 맺었던 쿡해협 새 페리 건조 계약을 해지했던 뉴질랜드 정부가 이와 연관된 비용을 충당하고자 3억 달러를 별도로 책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 금액이 모든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당 연립정부는 집권 후 인터아일랜더 신규 페리 2척의 건조 계약을 해지하면서 이로 인한 비용이 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는 웰링턴과 픽턴의 항만 업그레이드 등 부수적인 인프라 비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에 지급해야 할 ‘해지 보상금(break-fee)’은 아직 협상이 중이며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니콜라 윌리스 재무장관은 이 금액을 공식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그동안 언론으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지만 답변을 회피한 바 있다.
그러나 재무부가 이와 관련한 내각 문서를 공개했는데, 2023년 12월 9일에 작성한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iRex 프로젝트를 보다 저렴한 사양의 선박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대중공업과의 새 계약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상당한 해지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나 정부는 다시 현대중공업과 계약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윈스턴 피터스 철도부 장관은 지난 2월 28일 서울에서 현대중공업 관계자와 면담한 후 현대중공업이 새 계약을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현재 2029년부터 운항을 목표로 더 작고 저렴한 ‘철도 연계형(Rail-enabled)’ 페리 2척을 건조할 사업자를 찾고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 중이며 현대중공업도 이번 사양에 맞춘 입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크리스 힙킨스 노동당 대표는 정부가 대체 선박의 비용이 얼마나 들지, 누가 건조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부터 취소했다면서, 결국 현대중공업과 다시 계약할 수도 있는데 해지로 인해 이미 3억 달러나 손실을 봤다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피터스 장관은 현대중공업과 키위레일(KiwiRail) 간 협상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새 계약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핀란드 등 다른 국가의 조선업체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이고, 항구 인프라 비용도 여전히 확인 중이라면서 3월 말에는 진행 일정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내각 문서에서는 항만 개발 비용과 관련해 항만 운영사가 가능한 한 많은 육상 개발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결국 요금을 통해 선박 이용객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성급한 계약 해지로 생긴 비용 부담이 장기적으로는 국민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노후한 페리가 현재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가운데 이의 교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더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