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퀸즐랜드에 머물고 있는 뉴질랜드인들이 다가오는 열대성 사이클론 앨프레드를 대비해 대피하거나 귀국 항공편을 변경하며 서둘러 떠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브리즈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그린데이(Greenday) 콘서트를 보기 위해 방문했다가 행사가 취소된 한 남성은 대부분의 팬들과 마찬가지로 실망했지만, 취소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사이클론 앨프레드는 수요일 늦게 강풍과 폭우를 동반할 예정이며, 모델링에 따르면 브리즈번에서만 2만 채의 가옥이 폭풍 해일과 홍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테고리 2등급의 이 사이클론은 화요일 갑자기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호주 본토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금요일 새벽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 BOM)은 "사이클론 앨프레드가 이미 남부 퀸즐랜드 및 북부 뉴사우스웨일스 해안에 강풍과 거센 파도, 비정상적으로 높은 조수를 초래하고 있으며, 내륙 지역에도 수요일 늦게부터 목요일까지 강풍과 집중호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했다.
특히 위험한 지역으로는 브라이턴(Brighton), 윈저(Windsor), 애쉬그로브(Ashgrove), 모닝사이드(Morningside), 락리아(Rocklea), 쿠퍼스 플레인스(Coopers Plains), 카리나(Carina), 샌드게이트(Sandgate), 헤먼트(Hemmant), 로타(Lota), 틴갈파(Tingalpa), 인두루필리(Indooroopilly), 앨비온(Albion), 바던(Bardon), 윈넘 웨스트(Wynnum West) 등이 포함되었다.
뉴질랜드인들, 서둘러 귀국 준비
웰링턴 출신의 라이언 앨런은 콘서트를 위해 화요일 브리즈번으로 날아갔지만, 다행히 어머니가 윈넘에 거주하고 있어 헛된 방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콘서트를 보기 위한 돈이 많이 들었지만, 엄마를 만날 수 있어서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며, 그린데이 콘서트 취소 소식을 처음 SNS에서 접한 데 이어, 티켓팅 업체와 밴드 공식 계정에서 이메일과 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언 앨런은 즉시 에어 뉴질랜드 앱을 통해 항공편을 하루 앞당겼다며, 기상 악화로 인해 원래 예정된 목요일 항공편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공황 상태로 변한 지역 상황
라이언 앨런은 화요일 슈퍼마켓을 방문했을 때 COVID-19 초기 사재기 현상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며, 병에 든 생수와 빵이 모두 동나서, 굉장히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브리즈번 뉴팜(New Farm) 지역의 Coles 슈퍼마켓을 방문한 소피아 더커-존스는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뉴질랜드 라디오(RNZ)와의 인터뷰에서 퀸즐랜드 주민들은 홍수에 익숙하다며, "고기와 유제품 코너가 텅 비어 있었고, 오직 양고기 로스트 한 팩과 닭고기 소시지 몇 개만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피아 더커-존스는 지난 5일간 큰 용량의 생수를 사려고 시도했지만, 수요일에는 미니 펌프 생수조차 남아 있지 않았고 남아 있는 건 스포츠음료인 파워에이드뿐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RNZ 직원 사이먼 디킨슨은 일주일간 휴가차 방문했던 누사(Noosa)에서 수요일 오전으로 항공편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그는 브리즈번 공항 주변 지역이 심각한 홍수 위험 지역이기 때문에, 원래 예정된 토요일 항공편을 기다리다 발이 묶일 가능성이 높았다며, 공항으로 이동할 수조차 없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관을 통과하는 동안 같은 이유로 일정을 앞당긴 여러 승객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누사 해변에서는 거친 날씨 덕분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에어 뉴질랜드, 항공 일정 변경 옵션 제공
에어 뉴질랜드는 사이클론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승객들에게 일정 변경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항공편이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지만, 브리즈번 및 골드코스트 출발 항공권을 가진 승객들은 7일 이내로 일정 변경이 가능하며, 티켓 가치를 크레딧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 발생 가능성"
호주 기상청(BOM)의 제인 골딩은 수요일 오전 케이프 바이런(Cape Byron)에서 이미 강풍이 기록되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사이클론이 향후 3일간 바람이 더욱 강해지고, 거대한 파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광범위한 홍수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제인 골딩은 이번 기상 시스템으로 인해 강한 바람과 광범위한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돌발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뉴사우스웨일스 긴급서비스(NSW SES) 마이크 와싱 국장은 이번 사이클론으로 인해 "강풍, 폭우, 높은 조수라는 세 가지 자연재해가 한꺼번에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규모 침수와 고립 사태, 그리고 대피 필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지금 바로 행동하고,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이동할 것을 촉구했다.
12곳에 대피소 개설, 100개 이상의 학교 폐쇄
호주 기상 당국은 수요일 오후 4시(현지 시간)부터 12곳의 대피소를 운영할 예정이며, 뉴사우스웨일스에서는 100개 이상의 학교가 이미 폐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