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형 조선업체 현대가 쿡 해협(Cook Strait) 신규 페리 2척 건조 사업에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RNZ에서 보도했다. 이는 지난 금요일, 현대와 뉴질랜드 외교부 장관이자 철도부 장관인 윈스턴 피터스가 서울에서 회담을 가진 후 나온 소식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해, 현대와 체결했던 대형 페리 2척 건조 계약을 취소했다. 정부는 당시 계약 해지의 이유로 페리 건조 및 항만 확장 공사로 인해 총 3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초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도부 장관으로 새롭게 취임한 윈스턴 피터스는 이후, 보다 저렴하고 작은 철도 연계형 페리를 건조할 조선소를 찾기 위해 전 세계적인 입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3월 말까지 건조 업체를 선정해, 2029년까지 페리를 운영할 계획이다.
윈스턴 피터스 장관은 현대가 신규 페리 건조 입찰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정부가 요구하는 크기 사양을 충족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쿡 해협 대체 페리 2척 건조 입찰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윈스턴 피터스 장관은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으며,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를 직접 찾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기존 계약 해지 비용 문제
정부는 또한, 현대와 체결한 2021년 초대형 페리 계약 해지로 인해 뉴질랜드철도공사(KiwiRail)가 협상 중인 수백만 달러 규모의 위약금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RNZ에서 "현대가 새로운 페리를 건조하게 된다면 기존 위약금 협상은 어떻게 되는가?"라고 질문하자, 윈스턴 피터스 장관은 "해당 계약은 이전 정부에서 체결된 것이며, 위약금 문제는 별개로 KiwiRail이 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뉴질랜드 정부와의 계약 취소로 손해를 본 현대가 다시 입찰에 참여하려는 이유를 묻자, 윈스턴 피터스 장관은 현대에서 다른 누구보다도 정치의 불확실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서로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답했다.
뉴질랜드 남북섬의 바닷길을 잇는 페리는 현재 키위레일의 인터아일랜드와 별도의 회사인 블루 브리지 두 회사의 선박이 운행되고 있다. 근래 들어 페리 선박의 노후화로 엔진이 정지되는 등 사고가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이전 정부인 노동당 정부에서는 현대와 계약해 최신형 페리 선박을 건조하기로 계약했었다. 그러나, 현재의 국민당 정부가 들어선 후 신규 페리 선박 건조와 이와 연계한 항구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자금 중단을 선언하면서 현대의 최신형 페리 건조는 중단되었다. 뉴질랜드와 남북섬을 오가는 페리 건조를 계약했던 현대는 프로젝트 중단 시점까지선박 건조를 시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뉴질랜드는 현대에 위약금을 물어야 할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선박 건조 입찰에 현대가 다시 참여할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뉴질랜드에 사는 한인 동포들은 남섬과 북섬을 오가는 페리가 현대에서 건조하는 선박으로 결정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깊게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윈스턴 피터스 외교부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양국 간 성장하는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RNZ에서 보도한 바 있다.
점점 확대되고 있는 무역 관계와 더불어, 한국은 뉴질랜드의 중요한 지역 안보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현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작년 뉴질랜드 정부는 한반도 유엔 평화유지 활동(UNPKO) 기여도를 확대했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제재 이행 감시를 위해 북아시아에 국방군 함정을 파견하기로 약속했다. 윈스턴 피터스 장관은 금요일밤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지역 안보, 북한 문제, 무역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 속 방문
이번 윈스턴 피터스 외교부 장관의 한국 방문은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기각 또는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한국 내 계엄령을 일시적으로 선포한 결정이 논란이 되면서 탄핵되었다.
현대중공업과의 계약 취소 논란
한편, 뉴질랜드 정부가 한국 조선업체 현대중공업과 체결했던 대형 페리 2척 건조 계약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논의가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윈스턴 피터스 장관은 금요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이전에는 언급을 피했었다. 뉴질랜드 정부는 계약 취소로 인해 최대 수억 뉴질랜드달러 규모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었다.
윈스턴 피터스 장관은 더 저렴한 대체 방안을 모색하는 임무를 맡고 있으며, 오는 3월 말까지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