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를 타던 중 루아페후(Ruapehu) 화산호수에 빠져 숨진 남성의 신원이 공개된 가운데 그가 오래 전 교통사고 현장에서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한 의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타우포() 주민인 리차드 에벳(Richard Ebbett, 39)은 지난 9월 29일(금) 낮에 파카파파(Whakapapa)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지만 귀가하지 않아 당일 밤에 가족들에 의해 경찰에 신고됐다.
그러나 그는 결국 이튿날 이른 아침에 재개된 수색에서 루아페후 정상의 화산호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는데, 경찰은 그가 실수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이웃에 따르면 그는 타우포에서 오토바이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소 스포츠 오토바이를 즐겨 탔고 이를 위해 오래 전에 타우포로 이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년 전인 지난 2001년에 카휘아(Kawhia)에서 열린 한 오토바이 행사에 참가했다가 그의 형제가 모는 밴을 타고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당시 사고는 아이들이 타고 있던 트레일러를 끌고 가던 트랙터가 도랑에서 뒤집히면서 아이들이 트레일러 안에 갇히거나 트레일러에서 떨어져 나가 물 속에 처박힌 상태였다.
이를 본 에벳은 곧바로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트레일러에 갇힌 아이들을 구해낸 다음 얕은 물에 엎드린 채 빠져 있던 생후 1년 반짜리 여자아이도 구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그가 만약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아이들 중에서도 특히 물에 빠졌던 여자아이는 살아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고를 접한 주민들과 그의 지인들은, 그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항상 나서서 도움을 주었으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뜻밖의 사고 소식에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