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보호구역에서 서식하는 키위 중 일부가 시력이 거의 상실되거나 아예 보지 못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사실이 연구로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인 ‘BMC Biology’에 실려 알려졌는데, 연구 대상은 남섬 웨스트 코스트 지역의 오카리토(Ōkarito) 숲에 사는 160마리의 로위 키위(rowi kiwi)들이었다.
이번 연구에는 국립박물관(Te Papa) 소속의 알란 테니슨(Alan Tennyson) 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명이 참여했는데, 이에 따르면 대상 중 많은 숫자의 키위들이 양쪽 눈의 시력이 약해지거나 또는 한쪽 눈이 멀었거나 아예 두 눈 모두 시력을 잃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키위들은 먹이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으며 건강하게 생존 중인 것으로 확인돼 야행성 동물인 키위가 시력이 아닌 냄새나 촉감, 신체 형태 등으로 숲 바닥에서 먹이를 찾는 활동이 가능하도록 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키위는 조류 중에서도 눈이 상대적으로 가장 작은 종류이며 뇌에서 시각을 관장하는 부위도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동굴에서 사는 거미나 어류 등이 아예 시력이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있다.
연구를 진행한 학자들은, 그러나 이번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분명한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