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목요일 저녁 오클랜드 대학(Auckland University OGGB4/260-073)에서 영화 어폴로지( The Apology)무료 상영이 있었다.
어폴로지는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와 중국 '차오', 필리핀 '아델라' 등 일본군이 저지른 20여 만명의 '위안부'중 한 명으로서의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집회(水曜集會)의 현장 기록 영상과 더불어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잔잔하게 풀어나가며 전쟁 속에서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겪어야 했던 비참한 경험의 일부를 출연한 할머니들의 증언 속에서 담아내고 있다. 6월 7일 수요일은 1286차 수요집회가 있었다.
이창연씨가 사회를 본 이 무료 영화 관람 행사에서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중에 손수건을 들고 연신 눈물을 닦아내었고, 영화가 끝난 후 진행된 길원옥 할머니와 윤미향 정대협 대표와의 영상 통화에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했다.
전세계적으로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며 세워지고 있는 소녀상 소식이 있는 가운데 뉴질랜드에 소녀상을 세우는 것에 대한 관객 질문, 길원옥 할머니의 건강을 묻기도 했고, 한 엄마는 아이 네 명을 데리고 나왔다며 길원옥 할머니에게 힘내라는 응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영상 통화 마지막에는 두만강 노래를 길원옥 할머니가 직접 부르기도 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관객의 질문에 26세부터 수요 집회 등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해왔다며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필리핀 네덜란드 등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한 일본의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제 한국에는 할머니들이 38명 생존해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진정어린 사과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영화 상영 하루 전날 간단한 소감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6년동안 거리에서 피해자들이 외쳤던 목소리가 뉴질랜드까지 이어져 소녀상 건립 활동으로, 할머니들의 삶을 담은 영화 어폴로지 공동체상영으로 확산되고 있어 큰 희망을 갖게 됩니다. "
"우리 할머니들이 바라는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 다시는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랑나비들의 날갯짓이 세상을 평화로 물들일 수 있는 그 날을 꿈꿔봅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더좋은 세상 만들기 뉴질랜드 한인모임 곽상열 대표는 어렵지만 의미있는 시작을 했다며 역사를 기억하고 동참해준 교민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표했다.
영화 상영 전과 후에는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1억명 서명에 영화 관람 교민들이 참여했고 노란 나비 배지를 무료로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