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km를 앞두고 Te Araroa Trail을 걷고 있는 김혜림씨는 5월 6일 뉴질랜드 북섬끝으로부터 2,862km까지 걸었다.
그녀는 앞으로 6~7일 걸려 인버카길을 지나 3,000km 지점까지 걸어갈 예정이지만, 날씨의 변동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
6일 토요일 아침 8시 40분에 김혜림씨는 전날 걷기를 멈춘 2,835km 지점에서 부터 출발해 오후 5시 30분경 까지 27km를 걸었다.
큰 산은 아니었지만 작은 산 하나를 넘고 숲 길을 걸었는데, 오늘은 도착지까지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앞만 보고 빨리빨리 걷다 보니 길을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가는 일이 몇 번 있었다.
작은 산은 500m 높이였는데, 처음 도로를 따라 걷다가 woodlaw 라는 농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초입은 사유지로 진입했지만, 넓은 농장 안에는 트랙에 대한 표시가 잘 안 되어 있어서 그 안에서 헤매었다.
Te Araroa Trail을 걸으면서 김혜림씨는 농장 안에서 헤맨 적이 많아서 그 안을 걷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도 쉬워보였던 길이 농장 안에서 엉뚱하게 헤매게 되어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농장을 지나 500미터 높이의 산 정상에서 뒤돌아보니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농장이 펼쳐진 멋진 풍경이 어제와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서 새로운 감동을 받았다.
어제 이어 오늘도 테아라로아 트레일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 옆 나무로 지은 오두막 같은 산장에 묵게 되었는데 이용료가 $10로 저렴한 반면에 딱 그 만큼의 가치를 가진 숙소다.
실내에 2층 침대 두 개가 놓여 있고 전기나 수도 시설 등은 전혀 없는 비바람을 피해 텐트를 야외에 치지 않는 것에 감사하는 그런 숙소에서 묵으며 어제는 $20의 가치가 있는 숙소였다는 비교를 해보게 된다.
오늘은 노을의 아름다움을 함께 하고 도착한 산장에서 계란 두 개를 공짜로 제공 받는 행운도 얻었다.
너른 농장 한 켠에 지어진 걷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산장에는 시설은 별로 없지만, 만약 필요한 것이 있으면 주인에게 문자를 보내면 와서 챙겨준다.
어제의 숙소는 냉장고, 세탁기, 샤워 시설 에다가 불까지 피워주었지만, 오늘은 덩그러니 침대 뿐인 숙소에서 내일 산행을 준비하며 휴식을 취한다.
10일치 식량을 챙겨와서 중간에 음식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는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 산장에서도 라면이나 참치 정도만 구입할 수 있어서 앞으로 식량을 계속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
계속 신경을 써서 조절한 덕에 지금 있는 식량으로 앞으로 3일 후 산을 벗어날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만약을 위해 아껴 먹어야 한다.
김혜림씨는 7일 일요일 아침 출발해 마지막 산으로 들어간다. 빨리 걸으면 2~3일 동안 산 속을 걸어야 하는데 요 며칠 동안 하루에 보통 27km~30km를 걸었던 지라 조금씩 발과 다리에 무리가 오는 느낌이라 산 속에서는 체력 조절을 하며 조금은 천천히 움직이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오늘만 해도 비록 허술한 산장이지만, 이 숙소까지 도착하기 위해 아침에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앉을 사이 없이 서서 먹었다.
그저께 산을 홀로 걸으면서 끝이 있기는 한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을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끝 지점에 대한 예상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어제 어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마지막 1,000미터 산을 내려올 때…끝에 가면 어떤 기분일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이 길을 완주했을 때, 뭐가 달라져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김혜림씨는 말한다.
그녀는 카운트 다운이 이제 시작된 것 같다고 기분을 표현했다.
내일 가는 산이 그리 높지 않는 산이지만, 마지막 산을 내려올 때 즈음에는 기분이 색다를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다행히 산속 깊은 곳이 아니다 보니 지금은 많이 춥지는 않지만, 내일은 산 위에서 캠핑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이제 한 발 한 발…3,000 km를 향해 가는 길에 더욱 조심하고,안전하게 완주를 하기 위해 남은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코리아포스트는 김혜림씨의 3,000km Te Araroa Trail 의 무사한 마무리를 기원하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 김혜림씨의 걷기에 도움을 주거나 초청 강연 등의 연락을 하고 싶은 분은 카톡 아이디 nzreporter 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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