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질랜드로 들어온 이민자가 이전보다 줄어들고 출국한 이민자는 오히려 늘어나면서 입국자와 출국자를 감안한, 이른바 ‘순이민자(Net Migration)’가 2023년보다 많이 줄었다.
2월 17일 통계국이 발표한 이민자 동향 자료를 보면, 2024년 12월 말까지 연간 기준으로 뉴질랜드 시민권자와 비시민권자를 망라한 ‘순이민자’는 단 2만 7,100명에 불과했는데, 이는 2023년의 연간 12만 8,300명에 비해서는 10만 명 이상이나 급감한 수치이다.
뉴질랜드는 전통적으로 연간 순이민자의 변동 폭이 크기는 하지만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걸친 2년 동안에는 그 변화의 폭이 유독 컸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동안 순이민자가 그 전년보다 10만 명 이상이나 증가했던 반면에 2024년에는 그와 비슷한 규모로 다시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해 입국한 이민자는 총 15만 5,800명으로 2023년의 22만 9,900명보다 7만 4,100명이나 줄었는데, 하지만 역사적인 추세로는 여전히 큰 규모이다.
특히 그중 뉴질랜드 시민권자가 아닌 이민자가 13만 900명으로 2023년의 20만 7,700명에 비해 7만 6,800명이 감소했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취업비자로 입국했다.
반면, 2024년에 뉴질랜드를 떠나 다른 나라로 향한 이민자는 12만 8,700명으로 2023년의 10만 1,600명보다 2만 7,100명이나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순이민자 감소 규모를 더 크게 만들었다.
그중 2024년 비시민권자의 순이민자는 총 7만 4,200명으로 2023년의 17만 1,600명보다 9만 7,400명이나 줄었는데, 특히 인도와 필리핀, 중국 출신의 이민자 감소 규모가 전체 감소분의 2/3를 차지했다.
한편, 같은 기간의 비시민권자 출국은 5만 6,700명으로 2023년의 3만 6,100명보다 늘었는데, 이처럼 비시민권자의 이민자 유입은 감소하고 출국자는 증가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순이민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통계국 담당자는 순이민자는 경제 상황과 노동시장 조건, 그리고 국내외 이민 정책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도표) 연간 순이민자 변동(기간: 1965~2024, 단위 천명)
<NZ 시민권자의 해외 유출 지속, 호주행 증가>
한편, 지난해에도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해외 유출이 이어졌는데, 2024년 한 해 동안 시민권자 부분의 순이민자는 마이너스 4만 7,100명이었다.
이는 2023년의 마이너스 4만 3,300명보다 더 많아진 상황인데, 특히 지난해 8월 말까지 연간 기준으로 기록된 시민권자의 순이민자 마이너스 규모는 총 4만 8,5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민권자 부분은 전체 출국자가 7만 2,000명으로 단지 2만 4,900명에 그친 입국자 숫자를 훨씬 많이 웃돌았다.
특히 최신 자료를 보면 뉴질랜드를 떠난 이들 시민권자 중 56%가 호주로 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결국 뉴질랜드와 호주 간의 경제 격차가 확대되면서 보다 나은 임금과 일자리 획득 기회를 찾아 이동하는 이민자가 많아지면서 뉴질랜드의 고질적인 문제인 호주로의 인력 유출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줬다.
한편, 입국자이건 출국자이건 모두 젊은층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데, 지난해 해외로 떠난 뉴질랜드 시민권자 7만 2,000명 중 38%인 2만 7,400명이 18세에서 30세의 젊은층이었다.
이에 반해 지난해 입국한 비시민권자 13만 900명 중에서 64%에 해당하는 8만 4,000명이 18세에서 44세에 이르는 연령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비시민권자 입국자도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지만 시민권자 역시 많이 떠나면서 호주를 비롯한 해외로의 인력 유출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민자 동향 통계에 잡히는 숫자는 국제 기준에 따라 12개월 이상 체류를 목적으로 뉴질랜드에 입국하거나 출국하는 사람을 이민자로 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