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한 등산객이 외딴 산장에 아무런 표식도 없이 배낭 하나만 달랑 남겨놓고 사라져 경찰로 하여금 한바탕 소동을 벌이도록 만들었다.
소동은 지난 4월 28일(금)에 타라나키(Taranaki)산의 홀리 산장(Holly Hut)에서 배낭 한 개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는데, 혹시라도 등산객에게 무슨 사고라도 생겼을까 하는 마음에 경찰관 2명이 구조 헬리콥터를 타고 해당 산장에 도착했다.
해당 산장은 출발점에서 4시간을 걸어가야만 도착하는 곳인데, 그러나 음식과 화장지까지 들어 있던 배낭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었으며 근처에서는 사람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헬기를 동원해 벨스(Bells) 폭포와 스토니(Stony)강, 산장 주변의 등산로 등을 공중으로 정찰했지만 역시 아무런 단서를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본격적인 수색 구조대가 출발하려던 중 노스 에그먼트(North Egmont)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정지했는데, 이유는 타라니키 남부 지역의 한 남성이 가방 주인이며 당시 너무 피곤해 이를 남겨둔 채 하산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그를 포함한 일행 3명이 간 밤에 산장에 머물렀으며 산장 로그북(log book)에 아무런 기록도 하지 않았고 가방 하나를 뒤에 남겨 놓았다고 이 센터로 전화를 해왔던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경찰만 헛고생 하고 헬기 운항 등 쓸데없는 비용만 축낸 셈이 됐는데, 경찰 관계자는 가방 주인이 한마디로 말쑥한 차림의 사람일 거라면서, 하다못해 가방에 어떤 표시라도 해뒀다면 이런 소동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곤하다고 해서 누가 음식과 비옷 등이 들어 있는 가방을 뒤에다 두고 가겠냐?”고 물으면서, 피곤하면 길을 나서기 전에 좀 더 쉬던지 아니면 어떤 표식이라도 남겼어야 할 것 아니냐고 생각 모자라는 등반객의 행위에 허탈해했다.
(사진은 홀리 산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