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의 포트 힐스(Port Hills) 지역 산불이 주말부터 내린 비로 일단 진압되기는 했으나 다시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 때문에 300여명의 소방 인력들이 여전히 현장에서 대기 중이다.
민방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불길은 모두 잡혔지만 특히 불길이 거셌던 이른바 핫스팟(hotspots) 지역은 열감지기로 측정하면 온도가 300, 400℃에 이르는 등 여전히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월 20일(월)에도 이들 지역에 헬리콥터를 동원해 물을 뿌리려고 했으나 오전에는 낮은 구름대로 인해 실시하지 못했으며 오후에 작업이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9채의 주택이 전소됐고 2채가 부분적으로 파손됐으며 2천 헥타르 이상에 달하는 삼림과 관목지대가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당국은 향후 며칠 동안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20℃ 중반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으며, 특히 21일(화)에는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알려져 소방관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한편 멀리 인버카길(Invercargill)이나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 등지에서 파견된 소방관들 150여명도 현장에 동참할 예정인데, 이들은 경사가 심한 곳 등 재발화 가능성이 높은 곳의 처리 작업 등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에 대비하게 된다.
진화 작업에 참여했던 한 헬리콥터 조종사는, 자신의 45년 비행경력 중 이번 현장이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였다면서, 사람들은 보통 눈에 보이는 검은 연기 등이 사라지면 모두 끝난 줄 알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워슬리(Worsley)와 케네디 부시(Kennedys Bush) 로드 등 긴급히 대피했던 지역의 주민들 200여명 이상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지만 아직 40여 주택에는 전기 공급이 안 되고 있다.
또한 다이어스 패스(Dyers Pass) 로드와 거버너스 베이(Governors Bay) 로드 등에 있는 주택 진입을 포함한 일부 도로와 트랙에 대한 통행은 여전히 차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