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된 마약을 삼키거나 몸에 숨긴 채 입국하다 적발된 여성이 모범적인 수형 태도를 보여 형기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일찍 석방돼 추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로라 엘리자베스 칠리어스(Laura Elizabeth Cilliers, 32)가 각각 3cm 길이에 무게가 10g씩 나가는 3중으로 포장된 헤로인 99개 덩어리를 지니고 캄보디아를 떠나 싱가포르를 경유해 뉴질랜드로 입국한 것은 지난 2014년 6월.
그녀는 당시 시가 100만 달러어치 달하는 이들 마약 중 55개는 짐에, 그리고 5개는 브래지어 안에 숨기고 나머지는 입으로 삼킨 상태였는데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도착할 때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이 목격됐다.
결국 마약을 운반 중이라는 사실이 적발된 그녀는 급기야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까지 실려가 마약 덩어리 중 하나는 수술을 통해서야 겨우 빼낼 수 있었는데, 마약 밀반입 혐의로 법정에 선 그녀에게는 7년 10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지난 2월 1일 열린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다음 달 그녀를 석방시킨 후 추방시키기로 했는데, 이유는 그녀가 교도소에 있으면서 주방과 농장작업에 열심이었을 뿐만 아니라 자격증도 여럿 획득하는 등 모범적으로 수형생활에 임했기 때문.
이 같은 결정에는 그녀가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하고 재범을 저지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담당 교도관들의 의견도 참작됐으며, 동시에 그녀가 애초에 마약 범죄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과정도 참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칠리어스는 출산한 지 3주 만에 남편이 죽었으며 이후 약물에 빠졌다가 현재의 남편을 만나면서 마약범죄에 나서게 됐는데, 현 남편 역시 마약 관련 범죄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칠리어스는 위원들에게 자신이 공범이었던 지금의 남편과 더 이상 접촉하지 않고 있으며 고국에 돌아가면 광산에서 일할 예정이라고 진술했는데, 이전 재판에서도 범행 무렵에 마약 조직이 그녀의 딸을 협박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녀는 또한 C형 간염 보균자이기도 한데, 한편 가석방위원회는 추방과 동시에 그녀가 원래 형기가 끝나는 오는 2025년 2월 25일까지는 뉴질랜드에 다시 입국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작은 사진은 복역 중인 칠리어스의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