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토요일, 북섬 끝에서 남섬끝으로 Te Araroa Trail 을 걷고 있는 돌아다니는 학교 교장 김혜림씨는 북쪽 끝에서 1495km 지점을 출발해 북섬의 남쪽 끝을 향해 걷고 있다.
그녀는 지난 2월 9일 뉴질랜드 북섬 북쪽 끝에서 1466km지점에 도착했다. 그날 김혜림씨는 발에 물집이 잡혀 실제 걷기 예상한 도착 지점보다 10km를 덜 걷고 한 키위집에 머물렀다.
힘들기는 해도 목적한 곳까지 걸으려고 했지만, 운동화 한쪽이 닳아 그 쪽 부위의 발에 물집이 잡혀 많이 걷지 못했다.
9일 오후 5시 30분경, 아직은 10km를 더 가야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도를 확인하며 핸드폰 밧데리를 교체하느라 어느 주택 앞에 있었다. 그 때 차 한 대가 그 집으로 들어가며 집 주인 부부가 원한다면 자기들 집에 하루 묵어가라고 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발의 물집 때문에 하루 신세 지기로 했다.
부인은 영국인이고 남편은 마오리인 이 부부는 저녁 식사와 함께 시장을 함께 보는 등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길을 걷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과의 싸움으로 끊임없이 가야 하지만, 이렇게 만나는 작은 행운들이 또다른 힘이 되곤 한다.
오클랜드를 거쳐 남쪽으로 향한 김혜림씨는 처음 이틀간 또다른 길동무와 함께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걸었다.
그녀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어려웠던 코스들이 많았지만, 특히 피롱기아에 갔을 때 꼭대기 Hut(산장)을 향해 걸으면서 날이 어두워져 뛰듯이 산을 올랐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타우포 인근의 푸레오라 포레스트 공원(Pureora Forest Park )을 걸을 때는 진흙길을 걷다가 웅덩이에 빠지기도 하고 강을 건너기도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밤중에서야 자신이 그날 묵고자 했던 홀리데이 파크에 도착했다. 넘어지며 다리에는 생채기가 나고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에 거친 길을 걸은 날이다.
밤이 늦어 이미 홀리데이 파크는 문을 닫았고 할 수 없이 잔디밭에 텐트를 쳤는데, 밤 10시 30분경 관리자가 나와서는 무조건 텐트를 거두고 나가라고 해서 쫓겨난 서러움 경험을 했다.
걷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저절로 흘러내리는 서러운 눈물을 닦으며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김혜림씨는 힘든 걷기 중 새로운 기운을 얻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통가리오의 한 백패커에서 텐트 사이트로 배낭을 매고 걸어가면서 너무 힘들어서 저절로 “아휴 힘들어 죽겠네” 하고 가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혹시, 김혜림씨 아닌가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뉴질랜드에 와 있던 그 청년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코리아포스트의 김혜림씨 걷는 이야기 기사를 보고 자신도 테아라로아 트레일을 걷기 위해 워밍업 겸 답사로 그 장소에 왔노라고 말했다.
그 청년은 자신은 남섬 끝에서부터 북쪽으로 테아라로아 트레일을 걸을 예정인데 답사겸 훈련차통가리오에 왔다며 김혜림씨에게
“본인을 보고 따라하는 사람이 있으니 힘내라”고 말했다.
김혜림씨는 홀로 걷는 길에서 그 말 한마디에 힘든 것을 잊어버리게 되는 기운나는 순간이었다고 추억한다. 자신이 걷는 고난의 길이 또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의미가 되어 느낌을 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2월 18일 이전에는 웰링턴에 도착할 예정으로 걷고 있는 김혜림씨는 2월 11일 토요일, 1495km 지점에서 출발한다는 문자를 주었고 전화 통화는 불가했다.
파머스톤 노스를 지나 웰링턴까지 걷는 길은 도롯가를 걸을 때도 있고 통신이 안되는 산속길을 걸을 때도 있다.
Tararua Forest 에 접어들면, Waikanae (1610km 지점)으로 나올 때까지 5~6일간은 통신이 원할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림씨는 이미 2월 11일 Tararua Forest 로 진입한 것으로 예측된다.
그녀는 웰링턴 한인회 후원으로 2월 19일 저녁 7시, 웰링턴 한인회관에서 ‘도전! 나만의 걷기’ 강연을 할 예정이다.
웰링턴에서 남섬 픽톤으로 페리호를 타고 가기 전에 장비를 재점검하고 남섬에서의 걷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김순숙 웰링턴 한인회장은 웰링턴 한인회에서 강연을 후원해주는 것과 동시에 김혜림씨의 걷기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웰링턴에 머물 동안 자신의 주택 방 하나를 그녀에게 제공해주기로 배려해주었다.
김혜림씨는 이러한 도움에 더욱 힘을 내서 오늘 이 시간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씩씩하게 걷고 있다.
이제 신발이 다 헤어져 웰링턴에서는 오클랜드에 맡겨두었던 새로운 신발을 전달받고 다른 비상 장비들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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