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섬 산악지대 도로에서 자주 마주치는 세계 유일의 고산 앵무새(alpine parrot)인 키아(kea)가 급속도로 개체 수가 줄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키아보호재단(Kea Conservation Trust)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아서스(Arthur's) 패스와 폭스(Fox) 및 프란츠 조셉(Franz Josef) 빙하 인근 지역에 많이 서식하는 키아는 그 수가 3~4천마리 가량에 달하지만 갈수록 그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감소 배경에는 포섬(possums)과 담비(stoats), 야생고양이 등 천적들이 새끼를 잡아 먹으면서 서식지를 파괴하는 데다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먹이를 주는 등 키아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나 스키장 등에서 키아가 사람들이 주는 머핀이나 파이 등의 인공적인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들이 많이 목격되는데, 자연보존부(DOC)나 보호재단에서는 이 같은 행위를 하지 말라고 안내판 등을 설치해 계도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키아의 둥지가 천적들로부터 공격을 당한 사례가 늘어났으며, 특히 쥐를 먹이로 하는 담비가 겨울철이 돼 쥐가 사라지고 먹이가 부족해지면 그 대상을 키아와 같은 조류로 바꾸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른 조류에 비해 정부 당국의 보호대책 예산도 키아가 다른 토종 조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재단은 키아 보호를 위한 감시활동을 늘리고 안내문과 관련 웹사이트를 운영하고자 기부금 사이트인 Givealittle page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3만 달러를 목표로 한 가운데 첫 주에 6천 달러가 모인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