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객 숙소에서 샤워 중인 한 여성을 몰래 촬영했던 외국 출신 남성이 법정에서 보상금 지급 명령을 받았다.
8월 8일(월) 퀸스타운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판사는, 벨기에 출신의 스포츠 매니지먼트 학생으로 알려진 29세의 한 남성에게 정신적인 피해 보상금으로 피해 여성에게 1천 500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지난 8월 1일(월) 크롬웰(Cromwell)에 있는 한 백패커스의 화장실 칸에 몰래 숨어 샤워 중이던 한 여성을 휴대폰을 이용해 영상으로 찍다가 해당 여성에게 발견됐다.
그는 경찰에 소환되기 전에 여성의 요구로 영상을 모두 지웠는데, 피해 여성은 피고의 여자친구에게 요구해 영상이 모두 지워졌는지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여자친구와 함께 한달 간 뉴질랜드에 머물던 중이었는데, 판사는 이 같은 행위는 법정에서 중대하게 처리되는 범죄라면서, 해당 여성이 사건 이후 충격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숙소에서 극도로 조심하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판사가 피고에게 더 이상의 강한 처벌을 하지 않은 것은, 일단 전과가 없다는 점과 함께 불우했던 그의 성장과정과 더불어 그가 자원봉사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는 이력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담당 변호사에 따르면, 그는 한때 극심한 내전을 치렀던 아프리카 국가인 부룬디(Burundi)에서 18살 때까지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수 많은 시신을 일상적으로 목격하면서 자랐던 그는 소방관으로 첫 출동 당시 가까운 친구의 교통사고 사망사고를 처리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는, 그가 자신이 이처럼 정신 나간 짓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약한 처벌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판사가 자신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배려해준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 판사는, 이런 범죄는 3년까지의 징역형도 주어질 수 있지만 그가 범행 직후 곧바로 이를 잘못을 인정했으며 피해자에게 사과와 함께 후회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재정적인 처벌이 적절하다면서 보상금 지급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