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도심에 빈 채로 방치되어 있던 3층짜리 건물에서 방화로 여겨지는 큰 불이 났다.
불은 7월 14일(목) 4시 45분경에 콜롬보(Colombo)와 리치필드(Lichfield) 스트리트 코너에서 발생했는데, 이 건물은 지난 2011년 지진 발생 이래 비어 있는 상태였으며 그동안에도 노숙자들이 숙소로 이용하곤 해 사고 우려가 있던 곳이었다.
불이 나자 출동한 소방관들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위쪽에서 지붕을 향해 물을 뿌려대는 한편 지상에서도 1층과 2층을 통해 진입해 2개의 소방 호스를 이용해 화재 진압에 나섰는데 불길은 밤 9시경에 거의 잡혔다.
한편 불이 나자 콜롬보 스트리트를 포함한 인근 도로 구간이 경찰에 의해 완전히 통제된 가운데 마침 퇴근시간과 맞물려 무어하우스(Moorehouse) 애비뉴를 비롯한 도심 부근 도로들이 큰 정체를 빗기도 했다.
이 건물은 크라이스트처치의 유명 부동산개발업자 중 한 명이었던 데이브 핸더슨(Dave Henderson)의 회사인 투암 벤처스(Tuam Ventures)가 소유하고 있지만 지난 2009년에 그가 부도난 이후 재산관재인이 관리 중이다.
이번 불로 인해 건물은 특히 3층 내부가 완전히 소실돼 시청으로부터 철거 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1, 2층이 수리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는 상태인데, 이를 두고 건물주와 보험회사 간의 갈등도 예상된다.
이 건물은 지진 이전에는 여러 개의 카페와 레스토랑, 술집 등이 몰려 있었던 SOL Square 지역에 위치해 평소 낮에는 물론 밤에도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곤 했던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의 명소 중 한 곳이었다.
현장에서는 소방 당국 조사가 진행 중인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건 역시 방화로 추정하면서, 지진 발생 이후 도심 지역에 방치된 많은 건물들이 노숙자들의 숙소나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은 상태에서 또 다른 대형화재의 발생이 우려된다면서 건물주들의 철저한 관리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