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전설적인 육상선수였던 피터 스넬(Peter Snell)이 올림픽에서 우승할 당시 입었던 경기복 상의(singlet)가 경매를 통해 12만 달러가 넘는 고액에 낙찰됐다.
스넬의 경기복은 12만 2천 달러에 국립박물관인 ‘테 파파(Te Papa)’ 측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경기복은 스넬이 1964년의 도쿄 올림픽 당시 육상의 800m와 1500m 달리기 종목에서 우승할 당시 입었던 옷이다.
경매는 6월 21일(화) 아침에 오클랜드 레뮤에라(Remuera)에 위치한 코디스(Cordy's) 옥션에서 진행됐으며, 관계자에 따르면 전화 입찰자를 포함한 여럿이 나서서 상당히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당초 경매장 측이 예상했던 낙찰가는 3만~5만 달러 정도였다.
경매에 나온 물건은 466번이 적힌 운동복과 함께 경기 모습이 담긴 사진과 스넬의 서명이 담긴 작은 책자가 액자에 같이 들어 있는 상태인데 누가 이를 경매에 내놓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현재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스넬은, 처음에는 경매장 측이 제시한 예상가격에도 크게 놀랐다가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은 금액에 낙찰되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그는 이 물건이 어떻게 경매에 나오게 됐는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넬은 처음에는 이 경기복이 더니든의 철도역사 내에 있는 ‘뉴질랜드 체육박물관(NZ hall of fame)’에 보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으나 국립박물관 측이 이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듣고 반가워했다.
타라나키에서 1938년에 태어난 스넬은 1960년 로마 올림픽 800m 우승을 비롯해 도쿄 올림픽 2관왕 등 올림픽에서 모두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1962년에 호주 퍼스에서 열린 영연방 경기에서도 2개의 금메달을 받았다.
그는 1962년에 800m와 1500m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는데 현역에서 은퇴한 후 1971년에 미국으로 유학, 캘리포니아대학을 거쳐 워싱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텍사스대학의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이래 미국에 거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