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에 태어나 이제 갓 한살이 넘은 오클랜드 동물원 수컷 기린인 ‘주리(Zuri)’가 보금자리를 옮기는 긴 여행길에 올랐다.
주리는 웰링턴 동물원으로 옮겨지는데, 주리가 들어간 특수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트럭이 5월 30일(월) 이른 아침에 오클랜드 동물원을 출발해 웰링턴으로 향했다.
키가 3.5m나 되는 주리를 실은 트럭은 차량 높이가 5m에 달해 웰링턴까지 가는 동안 낮은 교량 등을 피해 우회해야 되기 때문에 650km에 달하는 통상거리보다 더 먼 길을 가게 되며, 이동에는 12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웰링턴 시내를 운행하는 트롤리 버스의 전기공급선을 일부 지역에서는 들어올린 후 이동하게 되는데, 이번 기린 이동작전에는 트럭 외에 지원차량들과 선도차량 등이 함께 이동에 나섰다.
이동 중에 컨테이너 뒤 편의 열린 공간으로 주변 거리를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으로 쳐다보던 주리는 해밀턴에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지원팀이 준비해 간 간식을 들기도 했다.
이번 이동은 대양주 동물원들 간의 번식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되는데, 이에 따라 작년 11월에는 같은 오클랜드 동물원에 있던 2년생 암컷 기린 쉬라(Shira)가 크라이스트처치의 오라나(Orana) 와일드 파크로 이동한 바 있다.
당시 쉬라는 타마루(Timaru) 항구로 들어갔다가 도로를 이용해 동물원으로 옮겨졌는데, 그때에도 크라이스트처치의 리틀턴 항구로 직접 가지 못한 것은 리틀턴 터널을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린은 현재 아프리카에서 서식지의 계속적인 감소와 밀렵으로 인해 지난 1998년 이후 개체 수가 18만 마리에서 8만 마리로 급감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