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에 사는 ‘포섬(Possum)’이 방제약으로 사용하는 ‘1080’에 저항력을 키우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독성 물질은 이곳의 일부 식물에서 낮은 농도로 발견되는데 이에 따라 학자들은 서호주에 사는 포섬과 뉴질랜드의 포섬 간의 유전자 비교를 진행하고 있다.
1080은 뉴질랜드에서 수백만 마리의 유해 동물을 제거했으며 자연보존부(DOC)는 매년 약 1.5톤에 달하는 1080을 70만 헥타르 규모의 자연보존지역에 살포해 왔다.
포섬은 쥐와 족제비, 고양이와 같은 다른 유해 포식자들과 함께 매년 약 2,500만 마리의 토종 조류를 죽인다.
댄 톰킨스(Dan Tompkins) 'Predator Free 2050'의 책임 과학자는, 포섬은 많은 새의 알과 새끼를 먹어 치우고 둥지를 파괴하며, 토착 식물에도 큰 피해를 준다고 설명했다.
서호주의 식물을 통해 1080 독에 노출되면서 이곳의 포섬을 제거하려면 이제 호주 동부의 포섬보다 160배나 많은 용량이 필요하다고 매시대학교 진화 생태학자인 스티브 트레윅(Steve Trewick) 박사는 밝혔는데, 그는 이 저항력 유전자를 연구 중인 뉴질랜드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뉴질랜드 포섬은 서호주에서 오지 않았지만 유전자 구조는 동일하며 서호주 포섬에 존재하는 정확한 대립유전자들이 뉴질랜드의 포섬에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그 유전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고 그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며, 그 변이가 저항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공중에서 1080을 살포하면 최대 90% 정도의 포섬을 제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살포 후 살아남은 포섬들이 뉴질랜드에서 주도적인 개체군으로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고 이는 큰 문제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포섬들이 더 높은 농도의 독성을 가진 1080을 더 쉽게 감지해 독 노출 농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포섬은 먹지 않을 것이라면서, 포섬의 저항성은 이미 뉴질랜드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최근 몇 세기 동안 서호주에 도입된 토끼들도 1080 독에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DOC 측은, ‘Western Australian brushtail possum’의 진화는 수천 년에 걸쳐 일어난 일이라 국내에서 1080의 항공 살포에 대해 발생하는 진화 과정과는 다를 것이라면서, DOC는 1080 저항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는 있지만 이를 확인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제거율이 낮아지는 경우 독에 대한 회피 반응이나 다른 먹거리를 선호하는 것과 진정한 독 저항성을 구별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톰킨스는 뉴질랜드는 여전히 1080에 의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포섬은 10년, 12년, 심지어 20년까지 살 수 있고 매우 천천히 번식해 2050년까지 세대가 몇 번밖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5년 전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3,000만 마리 포섬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DOC는 현재 몇 마리나 있는지 모르는데, DOC 관계자는 아직 토끼와 포섬, 족제비를 완전히 제거할 도구와 기술을 갖추지 못했으며 'Predator Free' 프로그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개별 지역에서 포식자를 제거하고 재침입을 막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1080에 대한 반대 시위가 있었으며 또한 대체 계획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부 천적을 제거하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 개발되었지만 현재 그 기술은 포섬에는 적용할 수 없으며 법적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
‘Genomics Aotearoa’ 관계자는, 이러한 기술은 우리의 제거 방안에 추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로 생각해야 하며 다른 방법이 실패했을 때 아마 사용할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