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팔만으로 골프를 치는 76세의 뉴질랜드 남성이 인생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해 지역 사회에 감동과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퀸스타운에 거주하는 에라스무스(라스) 테론(Erasmus "Lars" Theron) 씨는 최근 프랭크톤 골프 센터(Frankton Golf Centre)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놀라운 점은 그가 오른팔이 없다는 것이다.
테론 씨는 19세이던 196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 훈련 중 사고를 당해 오른팔을 잃었다. 하지만 이 사고는 그의 삶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에겐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었다.
“사고 이후에도 스포츠를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골프는 저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주었고, 매일이 새롭습니다.”
테론 씨는 오른팔 없이 왼팔 하나로 클럽을 쥐고, 스윙하는 방식을 독학으로 익혔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매일 연습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리듬과 방식으로 적응해갔다.
첫 번째 홀인원은 그가 65세였던 2014년, 애로우타운 골프 클럽(Arrowtown Golf Club) 12번 홀에서 나왔다. 당시에도 그는 지역 뉴스에 실리며 ‘한쪽 팔의 기적’으로 불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두 번째 기적이다. 이번 홀인원은 76미터 거리의 파3 홀에서 이뤄졌으며, 그의 정확한 샷은 곧장 핀을 향해 날아가 홀에 빨려 들어갔다.
골프를 처음 접한 것은 40대 중반 무렵.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됐다”고 말하는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스윙 연습을 하는 습관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에게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삶의 일부이다.
테론 씨는 “많은 사람들이 나이와 신체적 제약을 핑계로 꿈을 포기하곤 한다. 하지만 그건 정말 핑계일 뿐이다. 진심으로 원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는 걸 내 경험으로 말하고 싶다”고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진짜 골프의 의미’와 ‘포기하지 않는 삶의 자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한편, 테론 씨는 자신이 소속된 골프 클럽에서 어린 골퍼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비공식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비거리보다는 정확도, 기술보다는 꾸준함,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그의 삶 자체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