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사람이 있어요!”
지난 3월 18일 오전, 뉴질랜드 타우랑가(Tauranga)의 한 해안가. 긴급 상황을 알리는 시민의 신고에 경찰과 구조대가 일사불란하게 출동했다. 구조 보트가 급히 투입되고, 드론과 쌍안경을 동원한 수색이 이어졌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바다로 집중된 가운데, 정작 그들이 ‘구조’하려 했던 대상은 예상 밖의 존재였다.
구조대가 가까이 접근했을 때, 파도 사이를 유유히 떠다니고 있던 건 다름 아닌 거위 떼였다. 사람처럼 물 위를 떠 있는 모습에 멀리서 본 시민이 ‘수영객이 조난당했다’고 착각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구조대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됐을 땐 실제 인명 구조 상황으로 간주해 출동했다”며, “현장에서 상황을 확인한 후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후 공식 발표를 통해 “해상에 떠 있던 대상은 수영객이 아닌 야생 거위 무리로 확인됐다”며 “오인신고였지만 시민의 신속한 대응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바다나 강가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즉시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은 타우랑가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며 유쾌한 반응을 자아냈다. SNS 상에는 “구조된 거위, 인터뷰는 언제 하나요?”, “거위들, 수영 실력은 A급!” 등의 농담 섞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번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면에는 뉴질랜드 시민들의 높은 안전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발 빠른 대응과 구조 시스템은 지역사회가 자랑할 만한 모습이다.
한편, 구조대는 해프닝 이후 “이번 일로 시민들에게도 웃음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언제든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