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경찰청사로 사용됐던 건물이 지진 손상으로 인해 철거가 확정돼 크라이스트처치를 상징했던 또 하나의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도심의 해리포드 스트리트에 자리 잡았던 40년 전에 건립된 이 13층짜리 건물의 실제 주인은 이 지역을 대표하는 마오리 부족의 부동산 관리회사인 ‘나이 타후 부동산(Ngai Tahu Property)’으로 장기간에
걸쳐 경찰이 임대해왔다.
이 건물에서는 지진 전까지도 400여명의 경찰이 근무했으며 유치장을
비롯한 각종 경찰 관련 시설이 자리잡아 캔터베리 지역의 주민생활을 보호하고 각종 사건이 처리되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진 이후 건물의 안전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일부 경찰관들이 이 건물에서 근무하기를 거부했으며 일부는
다른 지역으로 전근 가기도 했지만, 그 중 몇몇은 아예 은퇴를 서두르거나 전직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11년 말부터 임시로 다른 곳에 분산 배치돼 업무를
보아왔던 경찰은 작년에 2천만 달러를 들여 세인트 아삽 스트리트에 단층의 새로운 청사를 마련해 이전, 현재 원래 건물은 비어 있는 상태로 그 동안 나이 타후와 보험사 간에 협상이 진행돼 왔다.
나이 타후 관계자는, 보험사와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철거작업이 빠른
시일 내에 시작될 것이며 이미 ‘Lewis Bradford Consulting Engineers’가
작업을 진행할 회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는데, 아직 철거 후 이 부지가 어떻게 사용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당초 2017년 6월까지로
예정됐던 임대계약을 놓고 경찰청과 나이 타후 간에 벌어졌던 수 백만 달러에 이르는 소송 역시 이번에 특별한 중재 필요성 없이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