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카(Zika) 바이러스에 감염돼 입원치료까지 받게 된 환자가 금년 들어 두 번째로 발생했다.
40세의 통가 출신 여성으로 현재 17년 동안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환자는 작년 12월에 10년 만에 고국을 찾았다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현재는 완치된 상태이다.
캔터베리에 거주 중인 이 여성은 1월 15일 귀국 후 눈이 충혈되고 머리에 발진이 생기면서 몹시 가렵더니 이튿날부터는 손발을 포함한 관절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물건을 드는 것은 물론 걷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됐다.
남편과 함께 크라이스트처치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그녀에게 처음에 직원은 뎅기열(Dengue fever)을 의심했으나 담당 의사는 지카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으며 하루 뒤 퇴원한 그녀는 일주일 뒤에 결국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4명의 자녀를 둔 그녀는 더 이상 임신 계획이 없으며 임신 중일 때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통가에서는 가족들이 여러 차례 모기에 물렸으며 다음 방문 시에는 모기장과 해충퇴치제, 그리고 온몸을 가릴 수 있는 밝은 색 옷을 입는 등 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이 환자에 앞서 통가를 방문했던 와이카토 출신의 47세 남성 역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나타나는 길렝-바레(Guillain-Barre) 증후군이 확인돼 와이카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2월 4일까지 금년 들어 뉴질랜드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사례가 11건 발생했는데, 대부분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5명에 1명꼴로 아픈 증상을 보이며 감염 후 3~12일만에 나타나는 증상은 4~7일간 지속된다.
이집트숲모기 종류에 물려 감염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임신 중인 여성이나 임신 계획 중인 여성이 감염될 경우 정상아보다 머리가 작은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를 중심으로 비상이 걸렸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2월 1일자로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PHEIC)'을 선포한 상태이다.